캐나다 살기

[캐나다 살기 #2] 졸음운전 그리고 전화위복

Kay Im 2025. 7. 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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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전을 좋아한다. 그리고 차에서 핸들을 잡고 있을때가 참 편안하다. 누군가에게는 운전 자체가 스트레스나 부담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또 누군가에게는 운전을 하는 그 시간 동안, 자신이 운전이라는 행위를 해야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모든것들이 사실 해당사항이 없다. 난 자동차에 앉아 운전대를 잡으면 운전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그 자체로 몸도 그리고 마음도 편하다.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들을수도, 햄버거를 먹을수도, 심지어 유튜브 영상을 들으며 많은 생각들을 해볼수 있다.

 

그래서인지 내게는 운전을 하면서 졸음이 오거나 하는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운전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고도의 피로로 인해 졸음을 느낀적은 있지만,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 말 그대로 졸아본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의 수면부족과 이사짐을 이사짐 업체가 아닌 직접 빼야하는 긴장상태에서 몸이 많이 피곤했었었듯 하다. 그때는 몰랐지만, 처리해야할 것들을 어느정도 마무리짓고 처가댁으로 내려가는 그 시간동안 긴장이 풀리면서 그때서야 비로소 피로감과 졸음이 한꺼번에 밀려오기 시작했다.

 

서부간선도로까지 빠져나가는 그 도로는 꽉 막혀있었다. 금천구를 지나면서부터 언제그랬느냐는듯 도로는 뻥 뚤려 시원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 길로 충청남도 서산휴게소까지 약 130km가 넘는 구간을 어떻게 달렸는지 기억이 잘 나지를 않는다. 분명 시속 100-115km를 유지하며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가수면 상태로 운전을 했던것 같다. 물론, 중간중간 정신이 들기는 했지만, 거의 모든 구간 정신은 이미 다른곳에 가 있었다. 몇 차례 꾸벅 졸다가 정신이 들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긴장이 풀린 아내와 아이들은 이미 잠이 들었고, 내가 졸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해 참 감사할뿐이었다. 신기하게도 평일 낮이라 그런지 고속도로에는 차가 거의 없었다. 만약 어느정도 차가 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운전을 했었다면 상상하기 싫은 그런 일이 일어났을지도. 서울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다음날 내려갔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서산 휴게소에 들러 고카페인이 들어있는 에너지드링크를 한 캔 마시고 깊은 심호흡을 한 후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타우린 덕분인지 다행히도 더이상 졸리지 않았다.

 

'내가 운전을 하면서 졸다니...' 

 

졸음운전은 운전을 시작한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 며칠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짐까지 싸느라 극도의 피로함이 몰려왔었나 보다. 서산휴게소부터는 졸음을 떨쳐내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이틑날 밤 9시 뉴스를 보는데, 7월 8일 화요일 오후부터 서부간선도로의 오목교부터 성산대교 방향의 지하차로가 게릴라성 폭우로 인해 침수가 되어 도로가 전면 통제가 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우리는 서울에 그렇게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줄을 전혀 알지 못했다. 우리가 있는 전남에는 땡볓이 지속되는 폭염이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것은 통제가 된 그 구간이 우리가 살고있는 지역에다 목적지까지 오기위해 반드시 지나와야 하는 도로였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피곤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서울에서 하루를 머물고 다음날인 오늘 내려오기로 결정했다면, 아마 우리 가족은 엄청난 재앙(?)을 경험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로 감사한것은 우리가 출국을 하기로 한 7월 8일 아침에 이사짐을 빼지 않고 하루전날인 7월 7일에 미리 빼고 처가댁에 내려왔다는 사실이다. 캐나다로 출국을 하기 위해 전세보증금을 여유를 두고 미리 받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는데, 결과론적으로는 그렇게 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 되었는지 모른다. 만약 7월 8일 출국 당일에 이사짐을 뺐더라면 처리해야할 수 많은 일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한 상태로 출국을 했을지도 모르고, 또한 폭우로 인해 수 많은 짐들을 어떻게 공항까지 옮길수 있을까 생각만해도 몸서리쳐진다. 

 

사람이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잠언의 말씀이 이 상황에 딱 들어맞는듯 하다. 감사하다. 피난민과 같은 이 상황에서 조차 머물곳과 쉼을 허락하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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