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살기

[캐나다 살기 #3] 시골에도 이런 예쁜 카페가 있다

Kay Im 2025. 7. 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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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찌는 폭염에 태양은 마치 땅을 잡아 삼키듯 이글거렸다. 아내를 읍에 있는 공공도서관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핸들을 돌렸다. 자동차 에어컨의 바람을 최대로 하고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시골길을 달렸다. 

 

작년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몽탄역을 지나며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한 카페가 눈에 들어온 적이 있다. 젊은 사람들은 거의 살지 않는, 아니 전혀 살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되는, 노인들만 사는 이 시골에 왠 카페? 하고 지나간 기억이 난다. 아마도 명절이어서 문을 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오늘은 그곳에 커피를 마셔보면 어떨까싶어 운전대를 그곳으로 향했다.

 

카페 앞에 잠시 차를 정차했다. 입구에는 '카페블루어니언'이라고 씌여있었다. 유리로 되어있던 미닫이 문을 열자 커피를 내리고 계시는 사장님으로 보이는 남자분 한 분, 그리고 손님으로 보이는 다른 남자분 한 분이 카페안에 있던 전부였다. 작지만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장식한 카페의 인테리어는 앤티크하면서도 계속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계산대 옆에 놓인 메뉴판에는 아무리 찾아도 '아메리카노'라고 씌여진 글씨가 없었다. 내가 설마 못찾은건 아닐까싶어 다시한번 읽어봐도 내가 찾는 '아메리카노'는 없었다. 설마 카페에 가장 기본 커피인 '아메리카노'가 없을까싶어 난 무작정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했다. 금방 만들어드리겠다는 사장님의 말투와 행동에서 약간의 장애가 있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다.

 

주문을 한 후, 한쪽 벽에 전시되어 있는 소품들과 사진액자들을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어떤 카페를 가든 난 소품들을 둘러보기 좋아한다. 책이 있으면 관심이 가는 책을 꺼내어 몇구절이라도 읽는 습관이 있다. 그러다 내 앞에 놓인 신문기사 하나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사진에는 한 눈에 봐도 사장님과 사장님의 부인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마라톤을 완주하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떤 사연이 있어 지역신문 기사에도 실렸을까 문득 궁금해져 신문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약 10년전 희소난치병인 '소뇌위축증'을 앓고 계셨으며 그 병을 극복하기 위해 운동으로 사투를 벌이며 헬스 트레이너로 살아온 이야기와 고향인 무안군 몽탄면으로 내려와 아내와 함께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매일 마라톤을 하며 굵직한 마라톤 대회에서도 여러번 완주를 한 경력이 있으며, 소뇌위축증을 앓고있는 사람으로서는 최초로 마라톤 완주를 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카페에 들어섰을때 한 쪽 선반에 마라톤 관련된 사진들과 브로셔들이 진열되어 있던 이유가 있었다.

 

"혹시 2층은 체육관인가요?"

 

카페에 들어설때 보이던 작은 간판에는 '88체육관'이라 씌여있어 운동을 좋아하는 나는 관심을 가지고 사장님께 물었다. 

 

'지금은 체육관으로 사용하지는 않고 요가센터로 운영이 되고 있어요. 제 아내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6시에 요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관심이 있으시면 내일 체험 수업으로 한번 와보시겠어요?"

 

난 아내가 관심이 있어할지 모른다며 수요일인 내일 한번 들러보겠노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사장님은 나도 함께 참가해도 괜찮으니 함께 와보라고 권유하셨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다 만들어졌다. 친절하게 빨대까지 꽂아 주시며 맛있게 드시라는 인사도 잊지 않으셨다. 카페의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쭉 들이켰다. 찜통같은 더위에 가슴속까지 뻥 뚫리게 만드는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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