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살기 #5] 분명 방학은 아닌데 방학이다.

한국은 아직 여름방학 시작 전이다. 학교마다 방학을 하는 날짜는 다르지만, 한가지 확실한것은 방학을 한 학교는 대한민국에는 아직까지 없는것으로 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사실상 이미 지난주 토요일부터 여름방학이 시작이 되었다. 친구들은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우리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캐나다 비자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가정으로서는 예정된 날짜에 출국을 하지 못했다. 4월 1일 미리 끊어놓은 비행기티켓도 출국 날짜 3일전에 130만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취수수수료를 물고 취소를 해버렸다. 살고 있던 집도 7월 7일에 새로운 세입자를 위해 비워줘야 했기에 남은 짐들을 다 차에 싣고 전남에 있는 처가댁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아이들의 일과는 아침을 느즈막히 먹고 읍에 새로 생긴 공공도서관에 가는 일이다. 작년에 새로 오픈한 복합문화센터는 규모도 상당히 크고 그 안에 무료로 누릴수 있는것들이 상당히 많다. 군민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이 되는 세련된 도서관부터 각종 문화 교육 프로그램들, 심지어 서울 영화가격의 절반에 신작 영화들도 볼수 있는 극장까지 말 그대로 한 장소에서 많은것들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공부도 하고 독서도 하며, 심심하면 극장으로 올라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팝콘을 먹으며 재미있는 영화도 본다. 특히 지난주부터 시작된 폭염도 피할수 있는 천국같은 곳이라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가 싫을만큼 우리 가족에게는 딱 맞는 곳이다. 일할곳을 찾아야 했던 아내도 도서관에서 쾌적한 환경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사용하며 일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는듯 하다.
아이들은 이 곳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첫째는 학교에 가지 않아서 좋아하는것 같다. 학생으로서 학교에 가는것은 당연하지만, 아이들이라면 대부분 학교를 안 갈때를 더 좋아하니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둘째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손녀들에 대한 무한사랑을 주시고 계시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론 잠시 머물다 가는 외할아버지댁이기는 하지만 이 곳에 머무는 시간이 마치 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아한다. 모든것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는것 같다.
대한민국 부모로서 아이들이 학업에 뒤쳐질까 염려하는것은 당연지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부부는 물 흘러가듯 그냥 그렇게 아이들이 이 곳에서 머무는 동안 즐겁고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을 만들기만을 바랄뿐이다. 물론, 학교에 가지 않기때문에 도서관에 다니면서 기본적으로 해햐할 공부들은 스스로 해야하지만, 그마저도 어느정도는 아이들의 자율성에 맡기고 남은 시간은 읽고 싶었던 책들을 마음껏 읽으며 지내게 하고 싶다.
오늘 날짜 7월 10일, 분명 여름방학까지는 아직 2주나 남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지금 여름방학 중이다. 의도하지 않게 출국이 연기되면서 우리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보다 2주 먼저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이 곳에 머무는 동안 책도 마음껏 읽고, 영화도 마음껏 보고 그리고 이곳 저곳 마음껏 돌아다니며 캐나다에 가기전 한국에서의 기분 좋은 추억들을 만을었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여름방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