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살기 #6]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자가 드디어

무더위로 에어컨을 틀어야만 잠을 잘 수 있는 요즘, 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이른 새벽 저절로 눈이 떠졌다. 밤새도록 에어컨을 켜고 잘 수는 없는 노릇이라 새벽에 에어컨을 켜다 끄다를 반복하면서 잠을 자고있는 요즘이다.
몇시쯤 되었을까.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대강 이른 아침이 왔다는걸 짐작할 수 있었다. 정신은 깨어있었고, 그냥 눈만 감은채 소파에 누워이었다. (여기에 온 이후로 난 계속 거실에 있는 소파에서 잠을 자고있다.)
그때였다. 안방에서 자고 있었던 아내가 큰 소리로 외쳤다.
"비자 나왔다~!"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내에게 달려갔다. 직감했다. 캐나다에 있는 유학원 원장님으로부터 카톡 메세지가 왔음을. 오래동안 기다렸던, 그래서 아내와 나를 애가 타게했던 그 비자가 나왔다. 물론, 어느정도 마음은 비운 상태였기에 한 편으로는 마음이 편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현재 우리가정의 첫 우선순위는 캐나다 비자가 나와서 원하던대로 출국을 하는것이었으니 나 역시 너무나 기뻤다. 그리고 그 순간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사실, 예정된 출국일이었던 7월 8일이 다가오기 약 1주일전, 아내와 나는 한 가지 결정을 내렸었다. 혹시라도 비자가 8월에 나올수도 있지만, 만약 7월 31일까지 나오지 않게된다면, 우리는 그동안 준비했던 모든것들을 다 뒤엎고 그냥 한국에서 살기로 말이다. 그것도 서울이 아닌, 처가댁이 가까운 광주나 목포로 이사를 가서 살기로. 그래서 혹시라도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그냥 순응하고 마음편하게 지내기로 했었다.
캐나다의 유학원 원장님께서 잠시 통화를 하자고 하셔서 보이스톡으로 지금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도 애타게 기다렸지만, 모든 진행을 해주신 원장님 역시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셨을지가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었다. 다음 스텝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알려주셨고, 마지막으로 너무나 축하드린다고 하시며 울먹이셨다.
전화를 끊고, 아내가 이야기했다. 사실 오늘 아침 눈을 떠서 갑작스레 엄습해오는 불안과 원망때문에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고. 그런데, 그런 마음을 뒤로 하고 차분하게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이 있었고, 그리고나서 휴대폰의 와이파이를 켰는데 '축하드려요'라는 메세지에 순간 너무 놀라 카톡 메세지를 읽었다고 한다.
"When one door closes, another will open."
한 쪽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리게 마련이라고. 하나님께서는 어쩌면 이 시간을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라는 기회로 주신것 같다. 건강이 예전같지 않으신 장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좋은 추억들을 만들라고 주신 시간이 아닌가 싶었다. 물론, 예정된 날짜에 출국하지 못해 손해를 본 금액은 아깝지만 말이다. 하나님의 계획과 우리의 계획은 분명 다르다는걸 깨닫게 된 시간이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 여기까지 왔든 어쨌든 감사하다. 그냥 모든걸 감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