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살기 #10] 서울에서 무안으로 그리고 다시 서울로

길다면 길수도, 짧다면 짧을수도 있는 지난 2주간의 시간이 눈깜짝할새 지나갔다. 무안에 도착한지 첫 하루 이틀간은 앞으로 머물 시간에 대한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묻어났다. 그리고 이틀 사흘이 지나도 시간은 천천히 가는듯 했다. 그런데, 약 일주일이 지나면서부터 시간은 날아가는듯 흘러갔고 급기야 열흘이 지나면서부터는 서울로 다시 올라갈 날이 정해졌기에 그때부터는 하루하루가 몇 시간 단위로 지나가는것 같았다.
우리가 서울에서 내려왔을때 하루 더 빨리 내려왔던 덕택에 폭우를 피할수가 있었고, 반대로 서울로 올라가는 날인 일요일에는 그 전날까지 내린 엄청난 폭우를 피해 맑은 날씨 속에서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무안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바라본 시골의 하늘은 그렇게 예쁘고 아름다울 수 없었다. 한국에서 이런 하늘을 본적이 있었을까 싶을만큼 하늘은 파랗디 파랬고, 그 하늘을 가득 메운 뭉게구름은 마치 하얀 솜털같아 보였다. 캐나다를 가기 며칠 앞둔 시기에 한국에서 마주한 하늘은 사진으로 보던 캐나다의 하늘과 같았다.
폭우가 끝난 다음날이었기에 전국적으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거의 없었기에 서울로 향하는 서해안 고속도로는 텅텅 비어있었다. 파란 하늘을 감상하며 우리는 서울로 먼저 가지 않고, 우리의 짐들이 있는 영종도로 먼저 향했다. 인천대교를 건너며 바라본 송도와 서해바다 그리고 저멀리 바라보이는 영종도의 풍경은 말로 다 표현 못할 만큼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뒷자석에 앉아있던 에셀이는 감탄을 연발하며 창문을 열고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목적지에 도착해 아내와 나는 이민가방을 6개에서 8개로 개수를 늘리며 가방 하나당 항공사 규정의 무게를 초과하지 않도록 소분해 나누는 작업을 했다. 또하나의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무사히 잘 마친후 다시 서울로 갈 준비를 했다. 공항동에 위치한 에어비앤비 숙소에 잘 도착해 가볍게 줄인 짐들을 4층까지 옮겼다. 숙소는 깨끗하고 지내기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것이 갖추어져 있었다. 약 1시간 후 무언가 중요한것이 빠져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
주일임에도 아침일찍 출발하느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했던터라 TV의 기독교 방송을 통해 숙소에서라도 예배를 드리려 TV가 어디있나 둘러보았다. 그때였다. 아차싶었다. 숙소에 들어와서 TV가 있는것을 본적이 없었다. 난 아내에게 TV가 없는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서야 아내와 에셀이는 이구동성으로 "오마이갓"을 외쳤다. 하루의 마무리는 침대에 누워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것인데 그 기회를 박탈당한 그들로서는 숙소를 잘못 선택했다는 후회가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곧바로 호스트에게 메세지로 TV의 유무에 관해 물었다. 그리고 빠른 답변이 왔다.
'저희 숙소는 온전한 휴식을 위해 TV는 구비하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