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줄 일기
8월 8일 21년만에 밟는 이 땅
Kay Im
2020. 8. 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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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을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적막한 산하뿐인 이 땅을 나는 다시 밟았다.
21년전, 끌려온 수용소의 포로병처럼 이 땅을 밟았던 기억들이 하나 하나 되살아난다.
매섭게 몰아치던 눈보라와 체감온도 영하 50도의 말 그대로 살을 에는듯한 살인적 겨울.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21년이라는 시간동안 이 곳은 크게 변한 것은 없는 듯 보인다.
구 막사들을 헐고 벽돌로 새로 지은듯한 건물과 위병소의 위치 그리고 위병소 앞을 따라 DMZ까지 연결된 새롭게 포장된 도로를 제외하고는 모든것이 그 시절 그대로인 듯 하다.
훈련병 시절 강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완전군장으로 40km를 행군하던 그 길을 나는 지금 달린다.
눈물이 가슴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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