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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육아

사는(to buy) 놀이에 빠진 아이들

Kay Im 2017. 5. 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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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놀이에 빠진 아이들


    오늘의 아이들이 가장 즐기는 놀이는 뭘까. 그건 바로 사는(to buy) 놀이다. 가까운 친구들이 사 온 물건들을 부러워하는 놀이를 한다. 아이들은 늘 그게 얼마냐고 묻는다. 이제 소비가 아이들한테 또렷한 놀이의 한 영역이 되었다는 말이다. 아이들은 놀지않고 쇼핑한다. 쇼핑이 놀이다. 아이들은 일찌감치 사기 놀이, 입기 놀이, 먹기 놀이, 바르기 놀이에 빠진다. 유행하는 패션과 브랜드 구입은 왕따를 비껴가기 위한 도구로 쓰일 수 있음을 아이들은 일찌감치 알아챈다.


    아이들은 본격적인 소비놀이에 어려움 없이 들어선다. 이렇듯 아이들을 소비로 유혹하는 것은 바로 무차별 광고를 앞세운 자본이다. 끊임없이 살 것을 궁리하느라 놀 틈이 없는 아이들을 보라! 아이들로부터 놀이를 거세시키는 것에 성공한 자본의 선전은 '소비'로 아름답게 포장되어 아이들 사랑을 한껏 받는다.


    갓 아기를 낳은 엄마의 전화번호를 빼내 수백만 원 하는 책과 장난감을 꼭 사야 당신 아기가 앞으로 뒤쳐지지 않는다고 전화를 해대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아이들 영혼은 기업 상품 마케팅의 먹이가 되었다. 소유 그 자체가 놀이의 동기와 과정과 목표가 된 이 씁쓸한 풍경은 어른들의 내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희왕이나 포켓몬스터 딱지를 보라. 놀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사 모으기 위해 산다. 어쩌면 이렇게 아이들 놀이가 어른들의 욕망을 닮았단 말인가. 놀이감을 가지고 놀 때보다 놀이감을 많이 쌓아 놓거나 많이 가져야 행복하다. 옛날에 공기놀이를 잘하거나 비석치기를 잘하거나 고무줄을 잘하는 것이 친구들 사이에서 자랑거리였는데, 지금은 오로지 무엇을 얼마만큼 가지고 있느냐가 자랑이다.


    아이들이 어른 놀이를 한다. 소비에 아이와 어른의 구분 자체가 이제는 무의미한 지경에 이르렀다. 왜냐하면, 아이나 어른이나 소비하는 정보가 똑같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아동기와 청소년기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까닭에 가난한 아이들은 더욱 놀이의 빈곤함에 빠져 스스로와 부모의 처지를 자책하며 우울한 어일 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보낸다.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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