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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시카고 연가 # 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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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p.m'
17번 게이트 앞 벤치에 자리를 잡고 테이크아웃해서 가져온 버거킹 와퍼를 꺼내어 한 입 베어문다. 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까지 굉장히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심적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출국을 하는 오늘까지 내가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커다란 통창을 통해 비행기가 바로 앞에 내려다 보이는 이 곳에 앉아 있으니, 이제서야 '내가 어딘가로 떠나긴 하는구나' 하고 실감이 난다.
지난 12년간 한국 땅을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서글픔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나에게 이러한 기회가 찾아왔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가지려 한다.
2시 10분이다. 벌써 탑승을 준비하는 수 많은 승객들이 하나둘씩 줄을 서기 시작한다. 다들 바삐 움직이고 있지만, 난 그저 이 자리에 그대로 앉아 조금더 여유를 부려본다. 젊은 시절 늘 그래왔듯, 난 나만의 방식대로 모든 승객들이 다 들어간 후에 가장 늦게 탑승구로 들어간다.
이제 나도 슬슬 일어날 시간이다.
-인천국제공항 제 1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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