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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나에게 주는 저녁식사 선물 본문
Photo by Kay Im
Old Montreal, Montreal, Canada
지금은 파리 시내 어느 뒷 골목의 풍경처럼 수 많은 이국적인 까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해있는 곳, 홍대, 아니 엄밀하게 얘기하자면, 지하철 6호선 상수역과 합정역 사이 어디쯤이다.
저녁 식사시간이라 하기엔 다소 많이 늦은 시간이지만, 난 오늘 일정상 제때 저녁식사를 할 수가 없던터라,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허기를 채우기위해 한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레스토랑(우리나라에서 레스토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적어도 가격과 음식의 퀄러티 그리고 인테리어의 3박자가 보통 수준 이상은 되는 식당임을 의미하기에)이라 하기엔 다소 작고, 캐주얼한 그리고 가격면에서도 지갑을 열기에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곳 처럼 느껴지는 이곳은 이탈리안식 피자와 파스타를 주 메뉴로 요리하는 모퉁이에 자리한 작은 식다이다.
들어올때 식당의 이름을 확인하지 않고 밖에 걸린 메뉴의 사진에서 피자와 파스타만 보고 들어 왔던터라 문득 이 식당의 이름이 궁금해진다. 난 노천 테이블 가장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러니 내 바로 옆에 걸려있는 커다란 액자속에 Bon Pasta라고 씌여있는것이 보인다. Bon이 이탈리아어로 '좋다'라는 뜻이니 '맛있는 파스타' 뭐 이런뜻이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한국어로 번역하면 다소 촌스러울수도 있을 이름이 이탈리아어로는 꽤나 세련되게 들리는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
식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나 외에 손님이라고는 나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 젊은 여자분 한 명뿐이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지 창가 테이블에 앉아 전화기로 누군가와 통호를 하고 있다.
창밖을 바라보니, 밤 10시가 한참 넘은 시간임에도 거리를 오가는 젊은 사람들로 이 곳은 밤이 무색할만큼 생동감 있고 활기가 느껴진다. 지나다니는 그들의 옷차림에서 평범하지 않은 fashion sense가 엿보인다.
주문한 Bonpa Tomato Pizza와 355mm 빨강색 캔 코카콜라가 준비되었다는 전동진동벨이 울린다. 카운터에 가서 준비된 음식을 받아 자리로 돌아온다. 내가 앉은 좌석 바로 뒤로 투명한 플라스틱 창을 통해, 식사를 하고 있는 두 여자분이 내가 받아가지고 오는 피자 한 판을 바라보며 마치 혼자온 손님이 피자 한 판을 어떻게 다 먹느냐는 그런 눈초리로 날 쳐다보는듯 하다. 그런데 가만보니 그 곳은 같은 레스토랑에서 창문으로 좌석을 나누어 놓은것이 아닌, 전혀 다른 또 다른 레스토랑처럼 보인다. 순간, 어떻게 두개의 전혀 다른 레스토랑이 하나의 창을 통해 서로의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었는지 꽤나 의아하 생각이 스쳐지나 간다.
전자시계의 숫자가 10시 54분을 표시한다. 이제 슬슬 자리를 떠 버스정류장으로 가야할 시간인 것 같다. 비록 값 비싸진 않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모처럼의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느껴지는 저녁식사다.
2014년 여름과 가을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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