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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질문하는 아이로 키워라. 본문
유대인 가정의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얘야,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니?"
우리나라의 부모들이 "오늘은 무얼 배웠니?"라고 묻는것과는 참 대조적이다. 언뜻 보기에는 두 개의 물음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두 물음이 이끌어내는 결과는 참으로 크다.
유대인 가정은 어릴때부터 토론식 교육에 노출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양육한다. 도서관이라는 뜻의 유대인의'예시바'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도서관과는 전혀 다르게 모든 이들이 서로 토론을 한다. 즉, 도서관은 조용히 혼자서 공부하고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닌, 상대방과 다양한 주제에 관해 서로 자기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때로는 특정한 주제에 관해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증명하기도 하는 토론의 공간인 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도서관에서 서로 토론하는 상대방이 자신과 서로 모르는 사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유대인의 교육 환경은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공유하고 말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서 말한 유대인 부모의 물음과 우리나라 부모의 물음이 갖는 차이점과 그 효과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
"오늘은 학교에서 무얼 배웠니?"라는 질문은 수동적이다. 가르침의 주체는 선생님이고, 배움의 주체는 학생이다. 즉, 학생은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다. 그 가르침의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학생은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학습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그러나, "오늘은 선생님께 무얼 질문했니?"라는 물음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다. 즉,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일방적인 전달식 구조가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것이다. 선생님은 학생에게 자신이 알고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은 그 지식을 무조건적으로 학습하는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자신이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확인하고, 더 나아가 배운 지식 위에 새로운 것을 추가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분명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울수도 있다.
유대인들의 삶의 지침서와도 같은 '탈무드'에는 이런 가르침이 있다.
"교사는 혼자 지껄여서는 안 된다. 만일 학생들이 말없이 듣고만 있으면 많은 앵무새를 길러 내게 되기 때문이다. 교사가 말을 하면 학생들은 그것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 교사와 학생이 주고받는 대화가 활발하면 활발할수록 교육의 효과는 높아진다."
바로 이러한 배움의 환경이 전 세계 인구의 약 0.2%밖에 되지않는 유대인들이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약 23%(4분의1)을 차지하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아이에게 질문하는 습관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게 하는 교육방식을 습득하게 하는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일방적, 주입적인 교육방식이 지배적이었던 현 우리의 교육환경에서 이것들을 실천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 아이에게 질문하는 것의 중요성을 심어주고, 가정에서부터 아이가 궁금해 하는것들을 답변해주며 토론하는 분위기들을 만들어간다면, 분명 아이가 성장하면서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들을 표현하는데 익숙해질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배움에 있어 더욱 적극적이고 리더쉽 넘치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Kay 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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