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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셀이와 놀이터 본문
에셀이와 놀이터
집 근처에는 몇 군데의 놀이터가 있다. 그 중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 놀이터는 에셀이가 세 살 무렵 종종 와서 신나게 뛰어 놀던 곳이다. 에셀이는 이 놀이터를 너무도 잘 기억한다. 자신이 어릴적 아빠와 종종 와서 미끄럼틀을 타고 시소를 타며 뛰놀던 곳이라는걸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다.
한 동안 이 놀이터에 올 기회가 없었다. 아마 1년은 족히 넘었으리라 기억된다. 이번에 어린이집을 새로 옮기면서 이 놀이터가 어린이집에서 가까워졌다. 요즘 에셀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을 시킬때 에셀이는 나에게 놀이터에서 놀다가 가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한다. 최근 몇 차례 하원길에 들러 30~40분 정도 놀다가 집에 왔다. 모든 어린아이들이 그렇듯 에셀이 역시 나와 정해진 시간만 놀다 가기로 약속을 하지만, 막상 약속한 시간이 되면, "조금만 더"를 외친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늘 그렇듯 5분이라는 시간을 보너스로 더 준다.
에셀이는 이 곳에서 노는 시간이 그렇게 행복한가 보다. 그 순간 만큼은 나를 잘 찾지도 않는다.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하고 심지어 낄낄대며 웃기도 한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미끄럼틀을 반복해서 탔다가 시소로 금세 옮겨 간다. 그리고 친구들을 잡으러 이곳 저곳 뛰어다니기도 한다. 마치 온 세상을 다 가진듯 이 작은 공간에서는 자신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 역시 흐뭇하다. 아이는 뛰어 놀아야 한다. 누가 뭐래도 뛰어 놀아야 아이답다. 우리가 어렸을 때를 추억해봐도 동네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뛰어 놀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 기억은 어른이 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기술의 발달로 각종 편의시설과 스마트폰 게임이 난무한 시대에 게임과 TV로 어린시절을 보낸 아이들이 과연 어른이 되었을때 그 시절을 과연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적어도 내 아이만큼은 어른이 되었을때 '추억'이라고 이야기 할 만한 '놀이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 시대와 트렌드는 바뀌었지만, 감수성과 정서만큼은 '기계화'되어지지 않은 그런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내 나이만큼의 어른이 되고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볼때, '내 어린시절이 참 행복했다'는 기억거리가 있다면 그걸로 된거다. 그게 바로 내가 바라는 내 아이의 어린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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