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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보듬이 어린이집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 본문
'아빠와 함께 하는 토요일'
날씨 화창한 토요일, 아침 농구를 마치고 집에 와 샤워를 하고 에셀이를 깨웠다. 오늘은 보듬이 어린이집 "아빠와 함께 하는 참여 수업"이 있는 날이다.
에셀이를 씻기고 난 후, 간단히 아침식사를 준비해주었다. 오전 10시까지 어린이집에 아빠와 함께 등원하라고 되어있어서 우리는 시간에 맞춰 어린이집에 도착하도록 집을 나섰다.
에셀이가 속해 있는 "열매반"은 선생님과 함께 준비한 활동을 하고, 그 시간에 아빠들은 육아교육 전문가인 어느 초빙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여자 교수님이시자 현재 연구소를 운영중이신 분이셨는데, 그 분의 강의를 들으니 내가 부모로서 아이에게 잘 못 하고 있는것이 참 많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내 아이가 이 세상을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는지는 부모인 나의 역할이 굉장히 크구나 하고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두번째 시간에는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 활동 시간이었다. 선생님 한 분이 준비하신 음악에 맞춰 내 아이와 율동을 하는 시간도 있었고, 풍선을 가지고 스티로폼 라켓을 만들어 배드민턴을 치는 시간도 있었다. 아빠와 함께 하는 율동시간에 에셀이는 처음엔 쭈삣쭈삣 부끄러워하며 나와 율동을 하는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았다. 아마도 주위 아이들이나 다른 아빠들의 시선을 의식한 것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가 웃으며 먼저 신나게 율동을 하자 나중에는 에셀이도 더이상 망설이지 않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에셀이와 이렇게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건 오랜만인 듯 하다.
짧은 오전 시간을 활용한 프로그램이었지만, 토요일 오전에 아빠와 아이와 함께 한 2시간은 아이에게도 기쁨이었겠지만, 평소 아이와 놀아 줄 시간을 갖기 힘든 아빠에게 역시 커다란 기쁨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에셀이는 이날 우리가 만든 풍선과 라켓을 꼭 쥐며, 집에 가서도 다시 놀이를 하자고 나와 약속을 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에셀이는 한 손에는 풍선과 라켓을, 다른 한 손은 내 손을 꼭 잡고 마냥 행복해했다. 우리가 그린 둘리 그림이 있는 그풍선과 라켓이 얼마나 좋던지 오후에 야외로 놀러갈 때에도 가지고 다니며 하루종일 손에서 놓지를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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