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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보듬이 어린이집 '부모와 함께 하는 놀이'

Kay Im 2017. 6. 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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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먼지 없이 화창한 금요일 오전이다. 하늘은 무척이나 파랗고 구름은 오늘따라 유난히 하얗게 느껴진다. 나는 라엘이를 아기띠에 메고 에셀이 손을 잡고 '보듬이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불과 얼마전에 '부모 참여 프로그램'이 있어서 에셀이와 함께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아이와 함께 하는 놀이' 프로그램이 있어 금요일 아침부터 서둘러 아이 둘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가슴에는 라엘이가 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얌전하게 붙어있고, 에셀이는 내 손을 잡고 내 걸음에 맞춰 쫄래쫄래 따라오고 있다. '라엘'이까지 데리고 어린이집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육체적으로 힘든(?)시간이 되겠지만 에셀이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자랑스런 아빠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ㅎㅎ



   

    많은 부모님들이 참여한 이번 놀이 프로그램에는 엄마 없이 아빠와만 함께 참여한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육아휴직중인 아빠이거나 아니면 오늘만 아빠가 하루 휴가를 내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참여하려고 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주 어린 아기까지 한 명 띠를 메고 참여한 아빠는 내가 유일한 것 같다.


    어린이집 옥탑에 마련된 작은 놀이공간에서는 체육선생님과 함께하는 체육활동이 있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체육활동 시간이었는데, 라엘이를 띠메고 있는 나는 에셀이와 함께 신체활동을 하기에는 약간의 제약이 있었다. 어린이집 선생님 몇 분께서 라엘이를 잠시 봐주신다고 하셨지만, 낯을 심하게 가리는 라엘이를 누군가에게 쉽게 맡기기는 어려웠다. ㅎㅎ




    에셀이는 여러사람이 있는 곳에서 자신이 가진 장기를 보이는데는 아직 서툰 모양이다. 집에 있을때 마음껏 감정 표현을 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렇지만 아빠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애쓰는 모습은 아빠가 보기엔 그걸로 충분하다.


    햇살이 참 눈부시도록 밝다. 옥탑에서 바라보는 동네의 전경은 그 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움을 선사하는 듯 하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밝은 햇살아래 마음껏 뛰는 아이들의 얼굴에 근심이 하나 없이 마냥 즐거워 보인다.





    마지막 시간은 '부모님과 함께 하는 요리시간'이었다. 에셀이의 담임 선생님이신 열매반 '임지수'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맛있는 샌드위치 만들기 시간이었는데, 햄, 치즈, 양상추 그리고 딸기쨈을 넣어 아빠 엄마와 함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어보는 시간이었다. 에셀이와 나는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순서대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았다. 몇몇 단계는 에셀이가 하기에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 내가 도와주었다. 그러나 스스로 해보려 노력하는 에셀이의 역할도 컸다. 드디어 '에셀이 + 아빠표 샌드위치'가 만들어졌다. 에셀이와 나는 샌드위치를 반으로 잘라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아빠와 딸이 함께 만들어 먹는 최고의 샌드위치였다. :-)




    '부모님과 함께 하는 요리시간'을 마지막으로 오늘 어린이집 선생님들께서 준비한 프로그램은 끝이 났다. 이제 부모님들은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하나씩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짧은 두 시간의 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내 아이와 함께 햇살아래 체육활동을 하며, 요리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의미있는 금요일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나는 집 근처 커피숍에 들러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take-out 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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