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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시카고 연가 # 1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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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시절 쇼핑이 피곤하다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던 내가 언젠가부터 장시간의 쇼핑이 피곤해지는 나이가 된 듯 하다. 그렇듯 이제 쇼핑은 분명 피곤하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특히 원하는 아이템을 원래 가격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산다면 그 즐거움은 더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큰 기쁨은 바로 이때가 아닐까 싶다. 할인 태그가 붙어있지 않은 사고 싶었던 물건을 집어들고 계산대로 향했는데, 그 물건이 세일중이었음을 알게 되었을때다. 그것도 무려 50%인 반값에.
아내는 시카고의 날씨가 생각보다 쌀쌀하다며 다운타운에 위치한 한 백화점에서 고민 끝에 큰 맘먹고 자켓을 하나 집어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그리고 바로 '그 일'이 일어났다. 그것도 무려 반 값에. 이런걸 가리켜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하지 않던가.
아내는 검정색 자켓이 담긴 하얀색 쇼핑백을 들고 기분좋게 매장을 걸어나온다.
-기분좋은 금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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