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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2022년 6월 21일 광화문 가는 길 본문
마지막으로 시내버스를 탔던 때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마지막으로 버스를 탔던때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걸 보면 아마도 최소 3,4년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난 오늘 자동차 key가 아닌, 연두색 잔 스포츠 배낭을 메고 무선 이어폰을 손에 들고 집을 나선다.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그 버스 정류장.
오늘은 그곳을 운전하고 지나가는 운전자가 아닌, 버스를 타는 한 사람의 승객으로서 정류장에 서있다. 3,4년 사이 무언가 모르게 바뀌어 있는 버스 정류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버스시간 알림 서비스 전광판도 업그레이드 되어있고, 무엇보다 놀라운건 올라탄 602번 버스의 내부가 예전과는 다르게 한층 더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난 마치 시골에서 서울로 막 상경한 촌놈처럼 버스의 내부를 두리번 거리며 앉을 자리를 찾았다. 이미 앉아있는 승객들의 빈 옆자리에는 왠지 모르게 앉기가 꺼려지는 것은 왜일까. 고개를 들어 끝을 바라보니 맨 뒷자리의 좌석이 비어있다. 어라, 근데 총 세 좌석밖에 보이질 않는다. 예전에 탈때만해도 분명 네 자리 혹은 다섯 자리였는데, 좌석 양끝으로 용도를 알 수 없는 갈색 박스가 설치가 되어있다.
버스는 서서히 출발하여 정류장마다 승객들이 내리고 타고를 반복한다. 참 신기하다. 운전을 하고 종종 지나다니는 그 도로임에도 느낌이 사뭇 다르다.
버스는 양화대교를 지나 어느새 합정역에 도착했다. 몇몇 승객들이 하차하고 또 몇몇 승객들이 버스에 올라탄다. 창밖을 올려다보니 햇살이 참 눈부시다. 요 며칠 흐리고 주절주절 비가 내리는 날씨가 계속되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햇살이다.
창 밖으로 바깥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는 내 모습에서 마치 내가 여행지를 돌아다니는 여행자가 된 듯한 느낌을 갖게한다.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젊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스피커에서는 곧 신촌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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