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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80년대에 중후반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나는 사실 미국의 팝송들을 9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접했다. 당시는 지금처럼 아무 곳에서나 쉽게 원하는 음악을 듣던 시절이 아니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레코드가게'라 불리던 음반점에 가서 LP나 테잎을 구입해야만 가능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 또는 중,고등학교 앞에는 항상 레코드가게가 있었다. 그리고 가게 밖에서는 늘 스피커를 통해 당시 유행하는 음악들이 흘러나왔다. 그래서 레코드가게 앞을 지날때마다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곤 했었다. 8,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아마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난 91년에 중학교에 입학했다. 물론 초등학교 시절 출처를 모르는 팝음악 테잎이 집에 있어 그 음악들을..
골목이라고 하기엔 도로의 폭이 조금 더 넓어 보이는, 수 많은 신축 빌라들 틈 사이로 지은지 적어도 40년은 족히 넘어보이는 옛날식 주택들이 중간중간 눈에 띈다. 그리고 그 주택들 사이에 눈에 잘 띄지도 않는 한 작은 식당이 보인다. 입구에서부터 세월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는 이 작은 식당 입구에는 지금은 제작 되지도 않는 90년대를 느낄 수 있는 햄버거 포스터가 붙어있다. 빛이 바래 원래의 색깔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오래되어 보이는 이 포스터에서 이 가게의 내부를 예상할 수 있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점심시간이 한창임에도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메뉴판도 따로 없고 주방을 바라보는 쪽에 햄버거 메뉴 3가지가 적혀있는것이 이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전부였다. 물론, 80년대 찻집에서나 볼 수 있..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잠을 청하다보니 허리와 무릎이 쑤셔온다. 승무원들이 식사를 나누어주는 소리에 잠이 깬다. 내 생각에는 적어도 네 다섯 시간은 족히 잔듯 하다. 굳이 시간은 확인하지 않았다. 기내식은 언제나 내 입맛에 맞는다. 식사를 끝내고 모니터에서 어느 상공을 날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태평양을 건너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것 같은데 비행기는 벌써 일본 상공을 날고 있다. 지난 8일간의 시간들이 영화의 필름 돌아가듯 내 머리속에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짧았지만, 결코 짧지 않았던 미국에서 보낸 내 소중한 시간들. 많은 곳들을 둘러보고 깊은 생각에 잠겨 봤으며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다. 또한 생각치않게 새로운 사람들로부터 도움도 받았다. 이 모든것이 내게는 두고두고 꺼내볼..
미국의 어느 대도시나 마찬가지겠지만, 시애틀에서 역시 홈리스들이 많이 눈에 띈다. 시카고에서 보았던 홈리스들이 이 곳 시애틀에도 많이 있다. 국가가 아무리 부강하고 발전해도 홈리스들이나 거리에서 구걸로 먹고 사는 부랑자들은 있게 마련인가 보다. 홈리스를 홈리스로 만든건 사회의 구조 탓도 있겠지만, 일차적 이유는 자신들의 의지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닐까. 직장을 잃는다고, 빚을 졌다고 모든 이들이 홈리스가 되는건 아니니까.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하나같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것이 사회의 문제든, 개인의 문제든 집이 없고 누군가에게 손을 벌려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삶은 아닐테니까. 체크인을 마치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다. 그리고 스타벅스의 본고장답게 스타벅스에서 따뜻한 라떼 두 잔을 주문..
시애틀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호텔 셔틀에 올라탄다. 오전 10시 50분이다. 원래 일정보다 1시간 더 일찍 공항으로 가기로 했기에 좀 더 일찍 나섰다. 셔틀버스 문이 닫히고 차는 서서히 출발한다. 창 밖으로는 어제 지하철 역까지 걸으며 보았던 익숙한 도심 풍경이 다시 펼쳐진다. 이제는 시애틀과도 작별을 할 시간이다. 시애틀에서 머문 짧은 하루였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지는 못했으나 시애틀은 내게 좋은 인상을 남겨준 도시다. 언젠가 다시 이 도시에 올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이 도시가 가진 매력을 더 많이 느껴보리라 다짐해 본다. -시애틀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금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