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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살기

#35. Downtown Vancouver

Kay Im 2026. 1. 2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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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엔 지하철을 타고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평소같았으면 작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맥도날드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사서 도서관으로 향했겠지만, 오늘은 왠지 사람들이 북적이는 다운타운으로 가고 싶었다. 내가 공부하게 될 학교가 다운타운에 위치해있기에 지하철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도 확인하고 캠퍼스도 둘러볼겸해서 무작정 지하철에 올랐다. 캐나다에 온 후로 Skytrain(밴쿠버 지하철)을 타 본 횟수는 손에 꼽지만, 탈때마다 느끼는건 왠지 서울에서의 생동감이 느껴지는것 같아 좋다. 

 

난 Granville역에 내려 구글에서 미리 본 direction을 따라 학교 캠퍼스가 있는 곳으로 걷기 시작한다. 최근 며칠간 비가 내리지 않는 비교적 괜찮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기에 우산없이 거리를 걷는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9시 40분이 조금 넘는 시간, 직장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커피를 사러 하나둘씩 사무실에서 나오기 시작하고,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도 지하철역에서 나와 어딘가로 바쁘게 걷는것이 보인다. 그 와중에 인도 한 켠에 노숙자로 보이는 두 남자는 이불도 덮지 않은채로 옆으로 누워 잠을 자고있다. 바로 옆에는 작은 텐트가 쳐있는것이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텐트안이 아닌 시멘트 바닥에서 잠을 잔다. 그 옆으로는 마약을 하고 남은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그들을 지나치며 얼굴을 쳐다보니 비교적 나이가 젊은 2,30대 청년들같아 보인다. 한참 학교에 다니고 직장을 다니며 열심히 살아갈 나이에 마약에 중독되어 집도 없이 길바닥에 내앉아있는 모습이 참으로 씁쓸하다. 

 

내가 앞으로 공부할 학교 캠퍼스는 다운타운 한가운데에 위치해있다. 학교 캠퍼스라고 해봐야 건물의 한,두층을 사용하는 한국의 학원같은곳이다. 물론, 그 규모는 한국의 학원들보다는 크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잔디밭이 널리 깔린 그런 대학교는 아니다. 캐나다에는 이런 형태의 college들이 생각보다 많다. 학교 건물 바로 앞에는 멋진 고층건물 1층에 각각 스타벅스와 팀홀튼이 자리를 하고 있다. 통창을 통해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두 커피숍은 높은 천장과 조명이 그 세련됨을 더해주고 있는듯하다. 그리고 미국을 대표하는 초록색 스타벅스와 캐나다를 대표하는 빨강색 팀홀튼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듯 주변의 직장인들을 끌어당긴다. 특별한 뜻은 없었지만 난 그냥 스타벅스로 들어갔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사람들과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직장동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세계 어느도시를 가든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 되어버렸다. 

 

몇몇 손님들이 주문을 하기위해 줄을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그 대열에 합류했다. 캐나다에서만 볼 수 있는 예쁘고 세련된 텀블러들과 머그컵에 눈이 간다. 텀블러나 머그컵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저절로 눈이 가게할만한 것들이 참 많다. 내 차례가 거의 다와갈 무렵 누가 내 어깨를 살짝 치며 말을 건넨다. 키가 한 180정도로 보이는 한 동양인 남자가 멋적은듯 나에게 묻는다.

 

   "Are you Michael?"

 

아마 마이클이라는 사람을 이 곳에서 처음 만나기로 한 사람인듯 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마이클인지를 물었는데 그냥 무뚝뚝하게 'No'라고만 대답하면 좀 민망해할것 같아 난 얼굴에 미소를 띠며 "No, I am not Michael."이라고 대답하고 한번 더 웃어주었다. 그도 멋적은 미소를 띠며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난 커피를 주문하고 매장의 맨 뒤 편에 놓인 원목으로 만들어진 기다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연다. 그리고 몇 분쯤 지나자 나에게 마이클이냐고 물었던 그 남자가 일어나 누군가를 맞이하며 악수를 한다. 한 눈에 봐도 그가 찾던 '마이클'이라는 사람이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그 남성은 나와 헤어스타일이 비슷한 짧은 크루컷(crew cut)을 하고 있고 안경은 나처럼 갈색 뿔테를 쓰고 있다. 심지어 키도 그다지 크지 않았고, 입고 있던 옷의 스타일도 나와 비슷했으니 충분히 나를 마이클로 착각하고 물어봤겠다 짐작이간다. 살면서 겪을 흔하지 않은 다소 재미있는 경험이라 생각하며 혼자서 피식 웃는다. 

 

오전 11시가 넘어가자 수 많은 손님들이 들어온다. 거의 대부분 주변의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들같아 보인다. 간혹 학생이나 관광객으로 보이는 손님들도 들어오는것 같다. 확실히 내가 사는 동네에서 흔하게 보이는 사람들과는 옷차림이 다르다. 직장인들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다소 세련되고 포멀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훨씬 많이 눈에 띄고 그들의 얼굴에서 활기가 느껴진다. 바리스타들도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먼저 안부를 물으며 주문을 받는 모습도 참 정감이 간다. 한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들을 수 없는 흥겨운 팝음악도 이 정겨운 분위기에 한 몫 한다. 커다란 통창을 통해 밖을 바라본다. 참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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