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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2022년 9월 19일 행복이란 본문
가을 바람이 선선히 불어오는 목요일 저녁, 난 여의도 공원 앞 한 작은 노천카페의 테이블에 앉았다. 아직까지 긴팔을 입고 다니기에는 그다지 쌀쌀하지 않은 날씨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곧 긴팔을 입거나 얇은 가디건을 하나쯤 걸치고 다녀야 할 것 같은 그런 날이 곧 올 것만 같다.
지금은 막 사무실을 나와 총총 걸음으로 지하철역,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후에 출근을 하고 밤 늦게 퇴근하는 일을 하는 나에게는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나 역시 한때 9시까지 출근하여 6시에 퇴근하는 일을 했었기에 이 장면이 그리 어색한 광경은 아니나, 그래도 나에게는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수 많은 직장인들의 행렬을 보는 것이 그다지 친숙하지만은 않다.
이제는 가을의 문턱으로 접어들려는지 7시가 조금 못된 시간이지만 날이 제법 어둑어둑해져간다. 10월로 접어들면 아마도저녁 6시만 되어도 금세 어두워질 것만 같다.
테이블 위에 야채샐러드 샌드위치 하나와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올려놓고 책을 읽으며 짧은 여유를 가져본다. 그 순간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 옆으로 30대로 보이는 두 명의 여성 직장인들이 지나가며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얘기한다.
"아 좋다. 이게 바로 행복이지."
스치듯 지나면 했던 대화라 이 말의 이전과 이후 맥락은 들을 수 없었지만, 그 여성의 이 한 마디 말에 많은 것들을 유추해 본다. 정확히 무엇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난 알 수 없으나 '이게 바로 행복이지.' 라는 짧은 문장은 아마도 지금 그녀가 느끼는 이 기분, 이 짧은 순간에 갖는 작은 기쁨 뭐 그런게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그렇다. 행복은 어쩌면 오랜기간동안 지속되는 장기간의 감정일 수도 있지만, 짧은 순간 잠깐 느끼는 기분일수도 있기에 행복의 정의를 너무 거창하게만 생각하는 필요는 없지 않을까. 내가 앉아있는 이 카페에서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느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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