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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산책 본문
Photo by Kay Im
Antigua, Guatemala
해가 질 무렵 어머니와 둘이서 즐기는 난지천 공원에서의 산책은 무더운 8월의 더위마저 시원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어머니는 나무가 많은 곳에서 걷는 것을 좋아신다. 특히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신다. 난 사실 산에 오르는 것 보다는 공원같은 평지를 천천히 걷기를 더 선호하지만, 어머니는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산소를 호흡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상을 향해 오르는 것을 더 좋아하신다. 산을 오를때 기운이 더 솟아나고, 그때 정말 당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신다고 하신다.
어마니와 나는 스물일곱살이나 차이가 나지만, 산에서만큼은 나보다 체력이 좋으시다. 함께 걷다보면 어느샌가 나는 뒤로 쳐져있고, 어머니는 나보다 한참 앞서 걸으시며 한참 처져서 뒤따라 오는 나를 돌아보시곤 하신다. 그러면서 웃으시며 나에게 한 말씀 던지신다. 60이 다 되어가는 노인네(?)보다 체력이 떨어져서야 쓰겠냐고. 분명 맞는 말씀이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가 된다.
오늘 저녁은 집에 조금 일찍 들어가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정성스럽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난지천 공원으로 핸들을 돌리기로 했다. 수 많은 나무들이 뿜어내는 산소를 마시며 어머니와 함께 걷는다. 산책을 마치고 난 뒤엔 공원 앞에 있는 '홈플러스'에 들러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위해 장을 볼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어머니 역시 나와 함께 마트에 가시는것을 좋아하신다.
나는 현재 어머니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주어진 것에 감사함을 갖는다. 분명 이 시간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값진 시간임을 알기에, 어쩌면 난 이 시간이 갖는 의미와 소중함을 충분히 만끽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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