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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행복하게 잘 살기를 본문
Photo by Kay Im
Austin, Texas, USA
약 3년 반 전쯤 내가 가족들 품을 떠나 그 곳으로 갈때에도 그들은 그렇게 느꼈을까. 그 느낌이 내가 지금 느끼는 그것과 같았을까...
약 한달 후면 이제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한 가정을 꾸리게 되는 하나 밖에 없는 여동생도 그 때 공항의 출국 게이트 앞에서 나를 떠나 보내며 같은 생각을 했을까.
식탁에서 하나의 밥그릇과 수저, 젓가락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는다는 사실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것 조차도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 내 마음을 조금은 서글프게 한다. 하물며, 막내를 먼 타국으로 떠나보내는 부모님의 마음이야 오죽하랴. 약 30년간을 함께 살아오면서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을테고 또한 딸을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이제는 보고싶어도 자주 볼 수 없는 먼 나라로 보낸다는 사실이 어쩌면 더욱 가슴 찡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내가 부모의 입장이 되면, 나 역시 내 아버지, 어머니께서 현재 갖는 감정과 같은 감정을 갖게 될까. 사실 난 지금 부모의 입장이 아니라서, 그 정도가 어느정도인지 다 가늠할 수는 없다. 오빠의 입장으로서 사실 그저 무덤덤하기만 하다. 물론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이제 나와 한 지붕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사실은 애석하지만 말이다.
결혼식장에 들어설 부모님의 마음은 어쩌면 지금보다 더 복받쳐 오를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낳아 수십년간 키운 자식이 이제 장성하여 또 하나의 가정을 세운다는 사실이 부모의 입장에서는 무척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떠나 보내는 그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섭섭하고 또한 애석할 것이다. 그러나 한 쌍의 남녀가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원리이기에 비록 애석하긴 하겠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어쩌면 맞는 이치가 아닌가 싶다.
부디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이 오빠로서 갖는 동생에 대한 마음이다.
2009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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