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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5월 중순 어느날 저녁의 일상 본문
Photo by Kay Im
Columbia University, Manhattan, New York
종종 지나다니는 거리임에도 KFC 매장이 새로 들어섰다는 사실을 몰랐었나보다. 자전거를 타고 목동역 근처로 내려가고 있던 길에 KFC 매장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던길을 멈추고, 자전거를 세워두고 매장안으로 들어섰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기에 가끔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도 스타벅스 못지 않게 편할때가 있긴 하다. 오늘이 바로 그런날인가 보다.
번화한 중심가에 위치한 매장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면 식사시간이 한참 지난 저녁 9시가 넘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장 안에는 군데군데 모여앉은 많지않은 사람들이 보이고 홀 안은 전체적으로 한산한 느낌이다. 탄산 음료 한 잔을 주문하고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아 책과 플래너를 꺼냈다. 아이들을 데리고 저녁식사를 하러 나온 한 가족의 화기애애한 모습, 열심히 참고서를 들고서 책과 씨름하고 있는 남자 고등학생들의 모습 그리고 친구끼리 다정하게 식사를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들이 구석자리에 앉은 내 눈에 들어온다.
나는 가져온 책을 꺼내들고 천천히 책장을 넘긴다.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라는 전직 아나운서 출신 손미나씨가 지은 에세이 형식의 책이다. 약 9년전쯤 그 당시 친하게 지내던 한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손미나씨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생각이 났다. 그 책을 선물로 받을 당시, 그 친구는 홍대 근처에 위치한 한 스페인 레스토랑이 있다며 그 곳으로 나를 안내했고, 스페인 음식을 먹으며 그 책을 선물로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요즘에야 이태원이나 홍대같은 곳에서 스페인 레스토랑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에 스페인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몇 군데 없던 때였었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경쾌한 하우스풍의 음악이 책을 읽는 나의 기분을 한 층 즐겁게 한다. 대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는 이런 장르의 음악을 듣기가 쉽지 않은데, 이 곳은 독특하게도 듣기좋은 하우스 트랜스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조금전까지 있던 손님들도 이제는 다 자리를 뜨고, 홀 안에는 테이크 아웃을 하려는 몇몇 손님들을 빼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넓은 레스토랑을 나 혼자 전세 낸 느낌이다.
책을 읽기에 적당한 조명과 너무 시끄럽지도, 그렇다고 너무 조용하지도 않게 흘러나오는 듣기 좋은 음악 그리고 넓은 홀 안에 나혼자 앉아 비어있는 좌석의 테이블과 의자들을 바라보는 이 순간이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건 왜일까. 별것 아니듯 일사에서 쉽게 가질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이 작은 것들이 잔잔했던 나의 마음에 돌을 던지듯 흥분된 파장을 일으킨다.
2015년 5월로 기억되는 어느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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