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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게임은 끝났다 본문
게임은 끝났다
사이버 세상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아이들이 많아진 까닭에 대해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점이 대개 현재 아이들 상황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이들이 게임과 같은 것에 몰두하는 까닭을 아이들을 옭아매는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출구로 사이버 세상을 이용한다는 진단이다. 이것은 언뜻 듣기에 맞는 말 같지만 사실과 다르다. 어른들은 지금 핑계를 찾고 있다.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이라 치자. 어른들은 현재 게임에 몰두하는 중학교 1학년 아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걸까. 아이가 부모가 걱정하는 이러저러한 상황에 놓인 데에는 반드시 내력이 있다. 이 내력을 짚어가지 않고, 어른들이 앞서 한 일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논의는 그만두자.
이 아이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로 올라가 보아야 마땅하다. 아이들이 음식도 고루 먹어야 건강하게 자라듯이 놀이밥도 꼬박꼬박 먹어야 한다. 과연 영유아 때부터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이 아이는 놀이밥을 어느 정도 먹으며 지냈는지 부모 스스로 물어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려고 게임에 몰두하는 것이라는 알량한 어른들의 진단은 매우 염치없는 일이다.
아이들이 게임과 사이버 세상에 몰두하는 까닭은 현재에 있지 않다. 그 나이 먹도록 자연스레 먹어야 할 '놀이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아이들은 놀이에 몹시 허기가 진 상태로 여러 해를 보냈다는 것에 먼저 눈을 떠야 한다. 그렇다. 아이들은 오랫동안 놀이에 허기가 져 있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놀아야 한다는 것을 아는데, 어른들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에 연대해 왔다. 균형있는 부모와 어른이라면 이 부분에 대한 돌아봄이 먼저다.
그동안 아이들은 놀이에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견딜 수 밖에 없었다. 이 아이들이 게임을 만났을 때 어떤 모습일지는 누구나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몸에 이로운지 해로운지 따질 겨를이 없다. 왜냐하면, 너무 놀이에 굶주렸기 때문이다 빛과 같은 빠르기로 게임에 입문할 뿐이다. 놀이밥을 충분히 먹고 자란 아이들만이 게임과 놀이에 대해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부모과 교사는 이 상식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아이들의 게임과 사이버 중독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놀이밥 문제를 딛고 가지 않는 논의는 그래서 가망이 없다. 지나간 놀이의 문제를 제쳐놓고 지금 게임의 문제를 폴려는 처방과 시도는 바른 태도가 아니다. 눈 감고 아웅 그만 하자.
-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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