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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5. 나에게 주어진 40대의 후반부 본문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빠르게 지나간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시간의 흐름 조차 망각하면서 살아갈만큼 시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잊고 사는 것 같다.눈을 뜨면 하루하루의 단위가 아니라 마치 한 주, 두 주의 단위로 지나가 있는 것 같다. 불과 '내가 그걸 언제 했었지' 라고 뒤돌아보면 그 사건은 이미 수 개월 혹은 수 년전에 있었던 일이 되어있곤 한다.
초등학교때는 30대라는 나이가 주는 어감 자체가 어마어마했다. 불과 20대의 어른들 조차도 내가 감히 편하게 대할 수 없는 그런 존재들이었는데, 30대라는 나이 자체가 주는 위엄감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세대를 다 지나 40대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40대 중반의 어엿한 중년이 되어있는 내 모습을 본다.
<논어> 위정편(爲政編)에서 공자는 나이 마흔을 '불혹의 나이'라고 했다. 불혹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나는 15세에 공부를 하겠다는 뜻을 세웠고, 삼십세에 이르러 일가견을 지니게 되었으며, 40세가 되어서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마흔을 넘어 이제는 마흔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나에게 묻는다. 지나간 40대의 전반부는 잠시 묻어두고, 앞으로 남은 40대의 후반부를 어떠한 삶의 자세로 채워나가겠느냐고.
이미 지나간 시간에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것이 없다. 지나간 과거는 앞으로 다가 올 미래를 설계하는데 초석이 될 수는 있어도, 미래로 대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과거라는 시간을 깊이 돌아보고 그것에서 미래를 위한 교훈을 얻는다면 과거는 그 본연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한다. 3,40년전에 사회가 변화하던 속도는 오늘날의 불과1,2년 단위로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만큼 요즘은 자고 일어나보면 많은 것들이 바뀌어있는 세상이다. 어제의 것은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며, 기존에 있던 것들은 전혀 새로운 것들로 대체가 되어 있다. 우리는 지금 이러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가끔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젊은 세대들과 세대차이를 느끼기도 한다. 때로는 그들의 삶의 방식이 나의 것과 너무도 달라 이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그들의 삶의 방식을 나만의 사고로 판단하며 어떤것이 더 낫다라고 정의내리지는 않는다. 그들은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고, 나는 내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나만의 삶의 방식이 있을 뿐이다.
어린 시절에는 40대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은 이러했다. 그들은 진부하고, 보수적이며, 변화를 싫어하는 인격체들이라고. 그 시절, 그들도 지금의 나처럼 젊은 세대란 이해하기 힘들고, 자신들과 너무도 다르다고 생각했을까. 아마도 그러했으리라 생각된다. 세월이 흘러, 기성세대가 되어보니 지금은 60대가 넘으신 그들의 입장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시간이 더 흘러, 내가 5,60대가 된다면 세상은 또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그리고 지금보다 더 젊은 세대들은 또 어떠한 삶의 방식과 사고를 가지고 살아갈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 나이가 되어 지금의 40대를 돌아볼때 후회보다는 '그래도 잘 했다'라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 줄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주어진 나의 후반부의 4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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