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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3. 한 아기엄마를 바라보며 본문
긴 휴일이 끝난 어느 월요일 늦은 오전시간, 출근을 하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지난 2년간 늘 같은 길을 운전하면서 지나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렀다. 매일같이 이 길을 지나면서도 이 곳에 와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평소 프랜차이즈 카페에 잘 가지 않는다. 커피는 매일 마시는 일상이 되었으나, 커피 애호가는 아닌데다 커피의 브랜드도 가리지 않고 다 잘 마시기에 굳이 꼭 프랜차이즈 카페에 와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커피의 미묘하고 깊은 향과 풍미를 잘 구분하지 못하기에 어느 커피가 더 맛있고, 덜 맛있는지도 그다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카페에 들어와 있는 이유는 출근 전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고 또 예전에 선물로 받았던 상품권으로 커피값도 지불할 겸 해서였다. 한 마디로 ‘커피를 구매한다기 보다는 조용한 분위기를 구매하고자 했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정오가 지난 12시 30분쯤 되니 근처 직장인들로 보이는 젊은 남녀들이 삼삼오오 들어와 커피를 주문하여 테이크아웃해서 나간다. 난 아직 점심을 먹지 않았던터라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소세지가 들어가 있는 핫도그 한 개와 따뜻한 돌체라떼 한 잔을 마시며 얼마 전부터 읽기 시작한 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잠시 고개를 드니 저 멀리 유모차를 밀고 매장 안으로 들어오려는 한 젊은 엄마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자동문이 아닌 이중으로 된 무거운 출입문을 통과하기 위해 아기 엄마는 유모차를 잠시 두고 첫 번째 문을 먼저 열어둔 후 다시 유모차로 돌아온다. 그리고 유모차를 밀고 들어와 첫 번째 문을 닫고, 또 다시 두 번째 문을 열어둔 후 유모차를 밀고 들어와 다시 또 그 문을 닫기를 반복한다. 사실 혼자 들어온다면 아무런 수고 없이 문 두 개만 밀고 들어오면 문은 저절로 닫히게 되어있다. 하지만, 아기를 태운 유모차와 함께 들어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작 출입문 두 개를 통과하는 것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지금 이 순간 이 아기엄마에게는 당연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아기엄마는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카페의 출입문 조차에서도 수고와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난 아이가 있기 전에는 임산부 혹은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길을 걷는 젊은 엄마들을 그다지 눈 여겨 보지는 않았었다. 애써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입장이 되어 본 적이 없었기에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뿐이다. 유모차를 밀고 힘들게 매장 안으로 들어온 아기 엄마를 보니 문득 예전에 에셀이와 라엘이를 양육한다고 ‘육아대디’로 살았던 그 시절들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추운겨울, 혹여나 찬 바람이라도 들어갈까봐서 유모차 커버를 단단히 씌우고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탔던 일, 버스에서 내릴때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의 계단을 오를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던 일 등 그 당시의 내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엄마가 먹는 빵과 커피를 보며 옹알옹알 자기도 달라고 하는 아기의 모습을 보니 아마도 태어난지 돌이 막 지난 아기 같아 보인다. 순간, 둘째 아이‘라엘’이의 저만할 때의 추억들이 겹쳐 떠오른다. 아기 엄마들에게 있어서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여간 불편하지 않을 때에도 엄마들은 항상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불편한 상황에 맞서 강인함과 억척스러움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낸다. 내 건너편 테이블에 앉아있는 엄마와 어린 아기의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잊고 있었던 3년전 육아대디로 살았던 내 모습을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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