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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4.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정의 본문
많은 사람들은 '관광' 또는 '휴양'이라는 단어를 '여행'이라는 단어와 동일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짧게는 며칠, 길게는 일주일간 휴양과 관광을 즐기다가 왔음에도, 자신들은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한다. 또는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으로 해외의 유명한 관광지만 수박 겉햝기식으로 돌아다니며, 사진기로 관광지의 흔적만 남기고도 자신은 여행을 다녀왔다고 얘기한다.
몰론, 체류한 기간이 길어야만 여행이라고 불리워지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관광지만 돌아다녔다고 여행이 아닌것도 아니다. 다만, 여행이 여행이라 불리워지기 위해서는 관광이나 휴양이 가지고 있지 않은, 여행만이 가지고 있는 '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 무언가'를 '영혼'이라 부르고 싶다. 여행에 대한 나만의 생각, 감정 그리고 철학이 있어야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고귀함이 묻어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말하는 '영혼'이다.
관광이나 휴양에서는 그것이 주는 유희는 있을런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이 갖는 삶에 대한 고찰과 철학은 배어나오기가 어렵다. 그저 정해진 시간동안 즐기며 쉬다가 오는 하나의 활동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여행'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 정의되어 있다. 그러므로, 여행에는 '떠남'과 '이동'이 반드시 포함되어 진다. 내가 머무르고 있는 곳에서의 떠남과 이동도 없으면서 여행을 했다고 우리는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이들은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또 어떤이들은 삶의 좁은 바운더리에서 벗어나 더 큰 것을 경험하고자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그리고 또 어떤이들은 익숙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떠나기도 한다. 이렇듯 여행을 떠나는 이유와 목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에게도 여행을 떠나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 익숙한 것들에서 벗어나 삶의 공간을 이동시키는 나의 이유는 간단하다. 단 한번 사는 인생을 내가 태어나 자란 곳에서 평생을 보내기에는 나의 삶이 너무나 아까워서이다. 새로운 것들에 대한 탐구심과 호기심이 있는 나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것들을 보고 싶고, 낯설지만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들을 접해보고 싶고 그리고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내가 가진 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그런 관점에서 볼때,관광이나 휴양은 초점이 나 자신에게 맞추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관광을 가면서 미지의 세계로의 탐험을 하거나, 휴양을 하면서 경제적, 물질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봉사를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는 이 모든것들이 가능하다. 여행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모험적인 일에 도전해 볼 수도 있으며, 또한 내가 가진 재능과 장기를 통해 다른이들과 삶을 공유할 수도 있다.
아주 어린 시절, TV에서 '태양소년 에스테반'이라는 만화영화를 너무나 인상깊게 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그 만화를 통해 대한민국 밖의 한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로의 탐험을 꿈꾸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꿈은 젊은 시절 내 인생의 한 부분을 만들어가는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무작정 가보지 않은 곳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좋았고,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는 것이 좋았으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았던 나의 20대 시절은 관광과 휴양이 아닌, 진정한 자유와 누림이 있는 '여행'으로 채워져 나갔다. 나는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설계해 보았고, 익숙한 것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해 보았으며 그리고 내가 가진것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며 '여행'만이 줄 수 있는 삶의 선물들을 만들어 보았다.
길지 않은 인생을 산, 아직은 동시대를 살아가며 함께 고민하고 세상과 씨름하는 한 젊은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다. 관광이 아닌, 진정한 '여행'이라는 선물을 통해 누구도 만들어 줄 수 없는 삶의 혜안과 통찰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고.
2015년 1월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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