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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시카고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의 야경은 여느때 보다 훨씬 더 멋지다. 이번에 돌아가면 언제 다시 시카고에 와볼 수 있을지 알 수 없기에 오늘 보내는 마지막 밤은 더 특별한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렇게 때문에 시카고의 야경은 지난 며칠간 보냈던 날들의 밤보다 훨씬 더 멋져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시카고 강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리버워크’를 천천히 걷는다 아름다운 시카고의 야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즐기려 나온 많은 젊은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 이 곳은 어쩌면 가장 완벽한 곳이 아닐까. -North Loop의 시카고 강을 따라 걸으며-
아내와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15분 가량 일찍 도착했다. 숙소 근처이자 아내가 참가하는 컨퍼런스인 ‘ASCO’와 가까운 큰 사거리 바로 앞이다. ‘Wind City’라는 시카고의 별칭답게 내가 앉아 있는 이 곳은 바람이 많이 분다. 어쩌면 ‘미시간 호수’ 바로 뒤 편에 위치해 있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이유야 어쨌건 시원하면 된거다. 살짝 땀에 젖은 나를 시원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ASCO 컨퍼런스를 마치고 숙소로,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는 수 많은 외국인들의 모습 속에서 활기가 느껴진다. 우버 택시를 운행하는 한 인도계 기사가 길 건너편에서 택시를 잡는듯한 한 남성에게 우버를 불렀냐고 묻는 모습이 보인다. 5:48분이 지나고 있다. 약속 시간인 40분이 넘었는데 아내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학회..
Green Line 지하철은 남쪽을 향해 힘차게 달린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남쪽 시카고의 풍경은 필라델피아 외곽지역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 다운타운을 조금만 벗어나도 도시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난 이런 풍경이 더 익숙하고 좋다. 어쩌면 내가 예전에 경험한 미국은 붐비는 대도시보다는 한적한 교외지역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내가 앉아 있는 Green Line은 ‘지하철’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도심지의 약 4층 건물의 높이와 맞먹는 높이 위를 계속 달리고 있다. 창 밖 멀리 야구장으로 보이는 커다란 스타디움이 눈에 띈다. 휴대폰으로 대략적 위치를 검색해보니 시카고를 연고지로 하는 Chicago White Sox의 홈구장인듯 하다. 지하철 안에는 이제 남아있는 승객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손목시..
매장은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사이즈다. 쟁반에 담긴 도너츠와 우유를 들고 매장 안을 한번 둘러본다. 난 창가 자리가 비어 있음을 확인하고, 루즈벨트 역 앞이 가장 잘 내다보이는 그 창가자리에 앉아 도너츠를 한 입 베어문다. 달달한 블루베리맛이 입 안에 가득찬다. 창 밖을 내다보니 바쁘게 역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과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홈리스들 몇몇이 보인다. 그리고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니 행색이 누가봐도 노숙인으로 보이는 한 젊은 백인 남자가 말을 건다. 깜짝 놀라는 내 모습에 본인도 살짝 놀라하는 눈치다. 하지만 난 그가 내게 말을 걸었을땐 분명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가 말한다. 정말 미안하지만 돈을 달라고 구걸하는것 아..
루즈벨트 역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한 'Stan's Donuts'라는 가게에 눈이 간다. 예쁜 핑크색 간판이 마치 어린아이를 사탕가게로 절로 이끌듯 난 어느새 그 곳을 향해 길을 건넌다.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달콤하고도 버터향이 가득한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한다. 난 도너츠가 진열되어 있는 매장 안쪽으로 걸어가 어떤 도너츠들이 있는지 둘러본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도너츠들이 자신을 선택해달라는 듯 자태를 뽐내고있다. 진열대를 한번 둘러본 후 난 '블루베리 올드패션' 도너츠 하나를 고른 후 냉장고에서 저지방 초콜렛 우유 하나를 집어들고 계산대로 향한다. 히스패닉계 여자 직원이 웃으며, 친절하게 계산을 도와준다. -루즈벨트역 앞 'Stan's Donuts'에서-
지하철 루즈벨트(Roosevelt)역은 세 개의 각각 다른 호선이 만나 환승이 가능한 역이다. 역 바로 맞은 편에 있는 'Jewel Osco'라는 대형 마트에 들어간다. 마트 안으로 들어가자 신선한 야채와 과일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나는 저녁으로 먹을 간단한 식료품들을 구매한다. 계산을 막 마치고 마트를 빠져나가려는 그 순간, 반대편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치고 나가려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금요일에 버스에서 나를 도와주었던 그 청년 John이었다. "와우~!" 내 마음속에서 탄성이 절로 터져나왔다. 시카고가 넓고도 좁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 동네가 그가 살고 있는 동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월요일 오후 시간 넓은 시카고 땅에서 그를 우연히 만날 확률은 만분의 일이..
월요일 오전시간,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이 내가 앉아있는 이 브런치 카페를 찾았다. 사실 평일 오전시간에 직장인들이라면 사무실에 있어야 할 시간이고, 학생들이라면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이 시간에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고 독서를 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이 사람들은 과연 무슨일을 하는 사람들일까 궁금해진다. 친구들끼리 수다를 떠는 20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들, 조용한 목소리로 담소를 나누는 듯한 여성들, 노트북으로 무언가에 열중해 있는 한 학생, 유모차를 옆에 세워두고 전화로 수다를 떠는 한 젊은 엄마가 보인다. 그리고 이 다양한 사람들은 나와 같은 공간 안에서 저마다의 월요일 아침 햇살을 만끽하는듯 하다. -Spoken Bird에서 아침 햇살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