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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눈부신 햇살의 교정 본문
Photo by Kay Im
Eastern University, Pennsylvania, USA
햇살이 아름답게 눈부신 캠퍼스를 나는 걷고있다.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황량해보였던 나무들에서 이제는 봄을 알리는 파란 싹이 트고 있다. 마치 죽어 있었던 것 같았던 생명체들에서 생명이 소생하고 있다.
멀리 바라보이는 나무들에게서 핑크빛과 우유빛 꽃들이 화사하게 만발해 있음을 본다. 꽃과 나무를 보며 나는 자연스레 자연의 위대함, 아니 창조주의 위대함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발걸음을 옮겨 채플(Chaple)로 들어간다.
작고 조용한 채플안에는 오래된 미국 교회의 예배당 안에서만 맡을 수 있는 특유의 향이 있다. 나무향과도 같은 그 향은 사실 무어라 딱 꼬집어 말 할 수 없는 독특한 향이다.
문을 열고 작은 예배당 안으로 들어서자 약간은 서늘한 공기가 내 몸을 감싼다. 앞쪽을 바라보니 맨 앞자리 오른쪽 구석자리에 한 남학생이 앉아있다. 그는 그의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낮게 고개 숙여 기도하고 있다. 이어 그는 나무로 만들어진 예배당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는 조용히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마치 신음하듯 기도하기 시작한다.
'어떤 상황이 그를 채플로 인도해 무릎을 꿇고 기도하게 만들었을까...'.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이 예배당에서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기에 나는 그가 기도하는 모습에 자꾸 시선이 갔다.
나도 눈을 감고 기도를 시작한다. 그리고 조용히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만큼은 내가 가진 것을 다 내려놓고 온전히 하나님의 얼굴을 구한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눈을 뜨고 조용히 채플을 나설 준비를 한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채 신음하듯 기도하고 있다. 나는 나무로 만들어진 마루바닥의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이 청년의 기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살며시 문을 닫고 채플을 빠져나온다.
많이 어둡지도, 밝지도 않았던, 그래서 눈에 가장 편안했던 채광을 벗어나 건물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온다. 3월의 햇살은 내가 채플로 들어가기 전처럼 여전히 눈이 부시다.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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