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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2023년 2월 14일 광화문의 아침 본문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602번 버스에 올라탄다. 사실 난 이 시간에 외출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심지어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어제밤 잠자리에 들기 전 난 다음날 아침 6시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일어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는 휴대폰의 알람을 6시로 맞추어놓고 잠에 들었다. 어제 몸이 피로했던지 비록 스스로와 약속한 6시에 일어나지는 못했으나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눈을 떴다. 부리나케 시리얼과 바나나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고 집을 나선다.
집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602번 버스에 올라탄다. 창밖을 통해 바라보는 바깥의 풍경은 사실 익숙한 동네지만 오늘따라 무언가 특별하게 보이는건 왜일까. 순간 내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생각들과 바깥의 도시 풍경들이 오버랩되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들로 들어간다. 어느새 버스는 종점인 광화문에 서고 난 버스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마스크를 벗고 광화문의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이었다.
서울 안에 살면서도 자주 와보지 못하는 이곳, 광화문. 사실 무언가 대단한 것이 있는것도, 그렇다고 굉장한 놀거리나 볼거리가 있는것도 아니지만 난 지금 내가 서있는 이 광화문 거리가 좋다. 광화문에서 시작해 청계천을 따라 길게 뻗어있는 그 운치있는 거리가 그리고 시청까지 시원하게 연결된 그 넓은 대로를 걷는것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것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극장까지 연결된 한국의 근대사를 느낄 수 있는, 그러면서 서울 한복판이지만 전형적인 서울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이국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그 길이 좋다.
미세먼지가 거의 없는 날씨인지 이순신 장군의 동상 뒤로 청와대와 인왕산이 아주 선명하게 내 시야에 들어온다.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니 대학시절 종종 지나곤 했던 동아일보 사옥 옆 일민미술관이 고풍스런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그리고 인도를 따라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오늘의 신문’ 게시판이 길게 펼쳐져 있다. 종이로 인쇄된 신문 게시판을 지나가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
각 신문사들은 오래전부터 신문사의 사옥 앞에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그날의 신문들을 펼쳐 게시판에 진열을 해두고 있다. 오래전에는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지나며 그날의 가장 주요한 뉴스기사들을 훑고 지나가곤 했다. 그리고 오후쯤 되면 그 자리에 한참을 서서 신문 전체를 정독 하시던 어르신들의 모습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며 드는 생각은 요즘은 길가에 서서 게시판의 신문을 읽고 있는 사람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총총걸음으로 신문 게시판 앞을 지나며 내 눈에 들어온건 신문 게시판 앞에 우두커니 서서 정독을 하듯 읽고 계시는 노숙자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였다. 사실 신문을 읽고 계신건지 아니면 그냥 서 계신건지는 나로서는 제대로 알 길이 없지만 말이다. 스마트폰이 필수인 시대에 종이로 인쇄된 신문을 읽고 계시는 이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씁쓸함과 멋져보임의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나는 지금 커다란 통창을 통해 교보문고 건물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왔다. 그리곤 창가에 길게 마련된 한 구석자리에 앉아있다. 주문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가져와 버스에서 읽다가 만 책을 다시 펼친다. 맑은 유리창 밖으로는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들어가는 수 많은 젊은 직장인들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나는 바쁘지만 힘차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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