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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잠을 청하다보니 허리와 무릎이 쑤셔온다. 승무원들이 식사를 나누어주는 소리에 잠이 깬다. 내 생각에는 적어도 네 다섯 시간은 족히 잔듯 하다. 굳이 시간은 확인하지 않았다. 기내식은 언제나 내 입맛에 맞는다. 식사를 끝내고 모니터에서 어느 상공을 날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태평양을 건너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것 같은데 비행기는 벌써 일본 상공을 날고 있다. 지난 8일간의 시간들이 영화의 필름 돌아가듯 내 머리속에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짧았지만, 결코 짧지 않았던 미국에서 보낸 내 소중한 시간들. 많은 곳들을 둘러보고 깊은 생각에 잠겨 봤으며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다. 또한 생각치않게 새로운 사람들로부터 도움도 받았다. 이 모든것이 내게는 두고두고 꺼내볼..
미국의 어느 대도시나 마찬가지겠지만, 시애틀에서 역시 홈리스들이 많이 눈에 띈다. 시카고에서 보았던 홈리스들이 이 곳 시애틀에도 많이 있다. 국가가 아무리 부강하고 발전해도 홈리스들이나 거리에서 구걸로 먹고 사는 부랑자들은 있게 마련인가 보다. 홈리스를 홈리스로 만든건 사회의 구조 탓도 있겠지만, 일차적 이유는 자신들의 의지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닐까. 직장을 잃는다고, 빚을 졌다고 모든 이들이 홈리스가 되는건 아니니까.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하나같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것이 사회의 문제든, 개인의 문제든 집이 없고 누군가에게 손을 벌려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삶은 아닐테니까. 체크인을 마치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다. 그리고 스타벅스의 본고장답게 스타벅스에서 따뜻한 라떼 두 잔을 주문..
시애틀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호텔 셔틀에 올라탄다. 오전 10시 50분이다. 원래 일정보다 1시간 더 일찍 공항으로 가기로 했기에 좀 더 일찍 나섰다. 셔틀버스 문이 닫히고 차는 서서히 출발한다. 창 밖으로는 어제 지하철 역까지 걸으며 보았던 익숙한 도심 풍경이 다시 펼쳐진다. 이제는 시애틀과도 작별을 할 시간이다. 시애틀에서 머문 짧은 하루였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지는 못했으나 시애틀은 내게 좋은 인상을 남겨준 도시다. 언젠가 다시 이 도시에 올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이 도시가 가진 매력을 더 많이 느껴보리라 다짐해 본다. -시애틀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금요일 아침-
"띠띠띠띠~~" 알람소리가 깜깜한 방안에 크게 울려 퍼진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손을 뻗어 아무 버튼이라도 눌러본다. 분명 알람을 맞추어 놓은적이 없는데 알람이 울린걸 보면 누군가가 이 시간에 맞추어 놓은것이 틀림없다.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6시다. 전날 밤 11시경 절로 눈이 감기는 것을 참지못해 그대로 잠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일어날 것인가 아니면 조금더 누워있을 것인가 갈팡질팡하다 6시 5분쯤 침대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평소처럼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조식시간이 오전 6시부터 9시까지라고 하니 아침식사부터 하는것이 좋을 것 같아 화장실로 가서 먼저 세수부터 한다. 창문의 커튼을 여니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시애틀의 햇살이 방 안으로 가득 들어온다. 호텔에서 제공되는 아침식사는 꽤 맛있고 기대했..
샤워를 한 후 개운한 기분으로 일기장과 펜을 가지고 호텔 로비로 내려왔다. 데스크 직원 외에는 로비에는 아무도 없다. 나는 조용한 로비의 소파에 앉아 일기장을 편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시애틀의 밤과 어울릴만한 음악을 찾아 듣기 시작한다. 아침 일찍부터 장시간의 비행에 더해 오후 내내 시내를 걸어 다녔던터라 피로가 쌓였었다. 하지만 편안한 소파와 음악이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겨준다. 손목시계의 시간이 밤 9시 30분을 알린다. 이제 곧 10시가 다 되어간다. 그러나 놀랍게도 시애틀의 하늘은 이제 막 해가 지려는듯한 초저녁의 하늘을 하고 있다. 시애틀은 많은것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호텔 로비에서 보내는 시애틀의 마지막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