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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일상

80년대 팝 음악과 나

Kay Im 2024. 11. 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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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중후반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나는 사실 미국의 팝송들을 9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접했다. 당시는 지금처럼 아무 곳에서나 쉽게 원하는 음악을 듣던 시절이 아니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레코드가게'라 불리던 음반점에 가서 LP나 테잎을 구입해야만 가능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 또는 중,고등학교 앞에는 항상 레코드가게가 있었다. 그리고 가게 밖에서는 늘 스피커를 통해 당시 유행하는 음악들이 흘러나왔다. 그래서 레코드가게 앞을 지날때마다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곤 했었다. 8,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아마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난 91년에 중학교에 입학했다. 물론 초등학교 시절 출처를 모르는 팝음악 테잎이 집에 있어 그 음악들을 듣기도 했었다. 그러나 정말 팝에 눈을 뜬 시기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에 올라가기 바로 전쯤 누나가 소개해 준 'New Kids on the Block'이라는 미국의 보이밴드의 음악을 접하면서 부터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아마 친숙한 가수일 것이다. '뉴키즈온더블럭'은 내게 음악의 신세계를 알게 해준 그룹이다. 

 

'뉴키즈온더블럭'이 계기가 되어 난 80년대와 90년대의 수 많은 미국의 팝 가수들, 더 나아가 영국, 스웨덴, 호주 등의 당시 인기있었던 가수들까지 섭렵하게 되었다. 누나는 용돈을 모아 뉴키즈온더블럭의 앨범뿐 아니라 사진, 뮤직비디오 테잎, 브로마이드, 액서서리 등 요즘 말로 '굿즈'들까지 수집하여 책상서랍에 고이 모셔두었다. 그리고 부모님께 들키지 않으려 열쇠로 항상 잠궈두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로서 딸의 그 수집 행위들을 모를리 없었겠지만 사춘기 딸의 취미이자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시려 모른체 해주셨을거라 생각한다.

 

90년대 초 팝음악을 접한 나는 자연스레 국내의 가요들은 듣지 않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난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팝 음만 듣는다. 한국 가요를 낮게 평가해서 듣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와는 맞지 않는 음악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 가요들 중 발라드 장르의 음악들을 들어봤는데 도저히 감흥이 느껴지지 않아 다시 한번 나와는 맞지 않는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사실 80년대에 나는 아주 어린 나이였기에 미국 팝 음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요즘 나는 유튜브를 통해 80년대 팝 음악을 자주 듣는다. 90년대 팝음악도 아니고 왜 80년대 팝 음악일까. 내 견해로 80년대와 90년대의 미국 팝 음악은 확연하게 다르다. 스타일도 다르지만 음악에서 느껴지는 바이브나 문화도 또한 다르다. 80년대 팝 음악만 모아놓은 playlist를 듣고 있으면 그 당시 어딘가에서 듣곤 했던 그래서 귀에 익었던 음악들이 많이 나온다. 가끔은 가수의 이름과 곡의 제목은 모르나 그 노래는 많이 들어봤던 음악들이 나오는데, 그 음악들이 옛날 학창시절의 나로 데려가는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가끔은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듯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요즘은 퇴근길에 80년대 팝 음악을 들으며 운전을 하기도 한다. 그럴때면 쌓였던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하다. 경쾌한 리듬의 음악들은 잊고 지냈던 나의 옛 기억들을 자연스레 기억나게 한다. 스피커에서는 Rick Astley의 Together Forever가 흘러나오고 난 올림픽대로를 시원하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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