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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22. 동네 페르시아 베이커리에서 생긴 일 본문

캐나다에 온지 약 3주가 되어간다,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오늘이 이 드 넓은 나라에 온지 23일째 되는 날이다. 이 나라에 도착한후 해야만 했고 또 해야만 하는 모든것들이 천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물론,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좀 더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오늘 아침, 눈이 절로 떠졌다. 어제밤 잠자리에 들기 전 맞추어 놓았던 휴대폰의 알람 소리가 울리지 않았기에 난 아직 7시가 안 된 시간인줄 알았다. 난 아직 침대에서 일어나길 주저하다 평소보다는 조금 더 일찍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결국은 일어나 방을 나왔다. 나는 대강 세수를 하고 편안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은뒤 가족들이 깨지 않도록 조용히 집을 빠져나왔다.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 근처에는, 사실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좀 있지만 차로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페르시아인(통상 이란인이라고 부른다)이 운영하는 한 작은 로컬 베이커리가 있다. 마트에 장을 보러갈때마다 항상 지나치던 빵집이었는데 오늘은 그 곳에서 커피를 마셔보리라 생각하고 차를 몰았다. 비가 주저리 주저리 내리는 아침이었다. 비가 내리는 토요일 이른 아침의 도로의 분위기는 다소 차분하고 평온해 보였다. 그 순간 주변환경과 자연의 풍경이 내게 주는 감정은 편안함과 평화로움이었다.
베이커리 안으로 들어서자 매장안은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는 다소 작았다. 난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이란인으로 보이는 빵집 주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어색하지 않은 미소로 '어서오세요.' 라며 손님을 맞았다. 오픈을 앞두고 빵을 굽고 진열대에 빵들과 케익들을 진열하고 있었는데 나를 보자 오늘의 첫손님같은 날 보며 무척이나 반가운 미소로 맞아 주신듯 했다. 그리고나서 TV스크린에 나와있는 메뉴를 보여주시며 어떤 메뉴가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나무로 만들어진 네 개의 테이블과 철제로 만들어진 두 개의 테이블이 창문을 따라 자리잡고 있는것이 보였다. 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블루베리 머핀 하나를 주문하기로 했다. 블루베리 머핀은 슈퍼마켓에서 사는 그것들보다는 사이즈가 훨씬 더 컸고 먹음직스러웠다.
갑자기, 주문을 하기전 내가 가지고 있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신용카드를 받는지 물어봐야할 것 같았다. 얼마전 어떤 레스토랑이나 상점에서는 'No Amex'라고 씌여진 문구를 본적이 있기에 프렌차이즈 식당을 제외한 로컬 상점에서는 계산전에 반드시 물어보는것이 습관이 되었다. 이 나라에서는 비자나 마스터카드는 대부분 통용이 되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사용이 안되는 곳들도 종종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왜 그런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르겠으나, 내 짧은 생각으로 추측해보건데 미국에 대한 반감으로 사용을 제한하는 곳이 생긴건지도 모르겠다.
만에 하나 안되면 어쩌지 하는 약간의 불안감을 안고, 그러면서 제발 받아라 하는 심정으로, 혹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받는지 조심스레 사장님께 물었다. 그러나, 불안한 생각은 틀린적이 없다. 내 바람과는 달리 사장님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음...죄송하지만 아멕스는 아마 안될것 같은데요...카드 리더기가 인식을 못할겁니다."
그 짧은 그 순간 난 뭐라 대답을 해야할지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는 사장님께 조심스레 대답했다.
"죄송한데 조금있다가 다시 와야할 것 같아요..."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이었다. 토요일 아침, 첫 손님으로 들어와 기분좋게 주문을 하고나서 카드가 안된다는건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께는 너무나 죄송한 상황이라는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사장님께서는 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내가 주문한 커피와 머핀을 세팅해 두어야 하는지 내게 물으셨다. 난 얼른 집에 가서 다른 카드나 현금을 가지고 다시 오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에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내가 자리를 뜨려하자 사장님께서는 나를 한번 쳐다보시더니 말씀하셨다.
"커피와 머핀은 그냥 드시고 나중에 시간이 될때 언제라도 들러서 지불해도 괜찮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그 분의 사려깊은 마음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난 괞찬다고 정중하게 거절을 했다. 생각해보라. 난 이 베이커리의 단골도 아닌 오늘 처음 온 손님일 뿐이고, 사장님은 사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난 그런 어색하고 난감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나의 이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에 그 친절한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의 진심어린 제안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띠며 내가 주문한 아메리카노와 머핀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난 창가의 한 테이블에 앉아 베이커리 안을 한번 둘러보았다. 대부분의 데코레이션과 소품들은 클래식한 페르시안 스타일의 것이었다. 그 순간 내가 앉은 테이블을 자세히 보니 그건 옷을 만들때 사용하는 미싱을 식탁으로 개조하여 만든 것이었다. 베이커리의 데코레이션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디자인 한건지 아니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중고 미싱들을 테이블로 만든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미싱으로 만든 테이블 조차도 페르시아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몇 분이 흘렀을까. 사장님께서는 진한 커피향이 담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부드러운 블루베리 머핀을 가져다 주시며 맛있게 즐기라고 하셨다. 나는 정말 감사하다고 정중하게 말씀드리며 커피 한 모금을 홀짝 들이켰다. 순간 산미가 가득한 커피가 내 몸안에 퍼지는것 같았다. 사장님께서 나에게 보여주신 행동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그러한 친절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난 창 밖을 내다 보았다. 빗방울은 점점 더 굵어지고 있었지만 내 감정은 차분해져갔다. 아마도 사장님께서 내게 베푸신 친절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늘은 왠지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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