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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그리움 그리고 행복 본문
Photo by Kay Im
Ciudad de Juarez, Chihuahua, Mexico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분명 잠이 들긴 들었던 것 같다.
머리맡에 두었던 휴대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3시 11분.
약 3시간은 잠을 잔 셈이다.
더이상 잠이 오질 않았다. 어제 밤에 도착해, 대강 짐을 정리하고 샤워를 하고 누웠으니,
사실 육체적으로는 많이 피곤한 상태였음이 분명하다.
잠에서 깸과 동시에, 그냥 막연히 집 생각과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이 났다.
'이건 아닌데...이건 아닌데...나도 지금 이 시간 내 가족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데...'
계속해서 이 생각만이 머릿속에 자리잡아 사라지질 않았다.
지난 여름, 약 6주간 잠시 집에 머물다 다시 돌아왔을 때 만해도, 이렇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상하다. 왜일까...
사실 어떤일에서건, 그 일을 돌이켜보는 시점에서는, 아무리 잘한 일에 대해서도 약간의 후회나 아쉬움이 남는건 당연할것
이다. '그때 조금만 더 그렇게 했었더도...' , '조금만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걸...', '조금만 더 노력했었더라면...'
이 '조금만' 이라는 단어는 지금 내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조금만 더 엄마와 함께 걷는 시간들을 보냈어야 했는데', '조금만 더 아버지의 넓은 어깨를 두드려 드렸어야 했는데', '조금만 더 누나,
동생과 함께 정겨운 교제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한정되어 있던 시간속에서도 조금만 더 가족들에게 시간을 내어줄걸...하는 약간의 아쉬
움이 남는다.
나에게는 가족들과 무언가 거창한 것을 하는데 의미가 있기 보다는 그냥 가족들과 한 공간안에 있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커
다란 행복이 있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전쟁때의 든든한 방패처럼, 그리고 환난가운데 피난처처럼 그렇게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하며, 삶의
가장 큰 축복과 선물이 된 하나뿐인 나의 '가족'. 어떤 형용사로도 표현 못 할 만큼 너무나 보고싶고 사랑하는 나의 가족.
그들이 있어 난 행복하다. 그리움의 눈물이 흐르지만, 나에게는 또다른 눈물이 흐른다. 그건 바로 내 얼굴에 잔잔하게 그려지는 행복의
눈물일 것이다.
2007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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