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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살기

#37. 캐나다와 한국의 농구는 다르다

Kay Im 2026. 6. 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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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dy Park, New Westminster

 

 

이번에는 농구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농구에 별 관심이 없는 독자분들은 이 스토리를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하는 이야기에 그닥 공감도 되지 않을뿐더러 내용중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들도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에게 취미가 무어냐 묻는다면 난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농구라고 답한다. 사실 단순히 '저는 농구하는걸 좋아합니다' 라고 하기엔 농구가 인생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굉장히 크다. 나는 1주일에 적어도 최소 2번은 게임을 뛰며, 시간을 따로 내어 개인 훈련을 하고, 농구와 관련된 수 많은 컨텐츠들을 시청하며, 그리고 또한 농구를 공부한다. 또한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50을 앞둔 지금도 근력 운동과 순발력 훈련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리고 농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나는 한국에서도 늘 농구를 해왔듯 캐나다에서도 역시 그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2,30대에는 1주일에 최소 3번 이상의 게임을 뛰었지만, 40대 중반이 넘어간 후로은 최대 1주일에 2번까지만 경기를 뛴다. 평균 3일에 한번씩 경기를 뛰는 셈이다. 1주일에 3번을 뛰려면 평균 이틀에 한번 꼴로 경기를 뛰어야 하며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뛰어야 하기에 50을 앞둔 지금으로서는 체력적 부담이 적지 않다. 그래서 나름 세운 계획은 경기는 1주일에 두 번, 그리고 다른 하루는 혼자서 슈팅이나 볼핸들링 연습을 하면서 감을 잃지 않도록 하고 있다. 

 

오래전 미국에 있을때는 농구를 꽤 많이 했었다. 한인들과도 경기를 뛰었지만, 흑인들 백인들 가릴것 없이 여러 인종들과도 수 많은 게임을 뛰었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농구하는 스타일에는 어느정도 익숙한 면이 있고, 예측 가능한 부분들이 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어떤 스타일로 농구를 하는지 처음 여기에 와서 경기를 뛰기 전까지는 예측이 되지 않았다. 단지 미국의 농구 스타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만 했을 뿐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 농구와 캐나다 농구는 많은 면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다시 말하면 한국 농구와는 다른 점이 많다는 얘기다. 한국과 캐나다의 농구에 대한 차이점과 거기에 나의 개인적인 생각까지 더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첫째는 우선 수비(Defense) 방식이다. 이 나라는 지역방어(Zone Defense)개념이 거의 없다. 아니 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한국에서는 동호회 농구를 하든, 픽업게임을 하든, 길거리 농구를 하든 거의 모든 경우 지역 방어를 선다. 그것도 2-3 지역방어를 서는것이 거의 국룰처럼 되어있다. 물론, 동호회 리그 중 일부 팀들은 간혹 대인방어(Man-to-Man)를 서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주로 맨투맨과 존디펜스를 번갈아가며 서지, 어느 하나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는 지역방어에 대한 문화 자체가 없다. 그냥 무조건 1:1 맨투맨 수비를 선다. 게임을 시작할때 대강 피지컬을 보고 나와 매치업이 될 것 같은 상대를 정해 한 선수만 마크한다. 각각의 수비 방식은 나름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맨투맨 수비는 지역방어에 비해 체력소모가 많다. 내가 수비하는 선수가 움직임이 많은 경우라면 그 소모는 더할 것이다. 체력이 받쳐주질 못해 내가 수비하는 선수를 놓치게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팀에게 돌아간다. 

 

두번째는 하드콜(Hard Call)이다. 요즘은 한국 프로농구도 하드콜을 도입하여 왠만한 정도의 파울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나라의 농구 문화에서는 하드콜의 정도가 굉장히 심하다. 우리나라에서 농구를 할 경우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불리는 파울은 이 곳에서는 아예 파울로 치지를 않는다. 들이받거나 부딪히거나 심지어 공중에서 블로킹(Blocking)을 하는 경우 과도한 신체적 접촉으로 두 선수가 나가 떨어져도 파울을 부는 경우가 없다. 누가봐도 명백한 파울임에도 수비자가 공격자에게 '내가 파울한게 맞지?'라고 물으면 파울이 아니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내 생각에는 어마어마한 파울이 아닌 경우 파울을 얻어내는 모습 자체가 상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지금도 농구 경기가 끝나고 샤워할때 몸을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 멍이 들어있거나 긁혀서 피가 나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다치지 않고 오래 농구하는것이 목표인 요즘,  난 젊었을때 보다는 조금 더 노련하게 운동을 하려고 한다. 

 

세번째는 개인플레이다. 우리 나라의 농구문화는 어느정도 팀 플레이(Team play)가 농구의 기본이라는 상식이 있다. 풀코트 경기든 반코트 경기든 공격시간 내에 적어도 팀원들은 최소 한번씩은 공을 만져보고 슈팅을 할 기회를 본다. 즉, 패스에 의해 공이 돌고 돈다는 얘기다. 물론 어디에나 개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Ball hog)는 존재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플레이에 대한 생각은 한국 농구에서는 기본이다 . 그러나 이 나라에서 농구를 하며 느끼는것은 정말 화가 날 정도로 개인 플레이를 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기 진영에서 혼자서 공을 몰고 들어와 팀원에게 한 번도 패스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딥쓰리(Deep Three Point Shot)를 날리는 경우도 흔하다. 팀원들 중 슛 찬스가 완전히 열려있는(Wide Open) 경우에도 말이다. 물론 메이드(Made)를 하면 크게 상관이 없겠지만, 들어가지 않을 경우 이건 100% 팀원에게 피해가 가며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는 행위이다. 그러나 이 나라는 그렇게 슛을 난사해도 그 선수를 비난하거나 지적을 하는 분위기를 본 적이 없다. 그냥 그 자체도 농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것 같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엄연히 농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다. 내 팀원이 나보다 더 나은 슛 찬스가 있다면 살려주어 팀의 스코어에 보탬이 되게 하는것이 맞다. 개인기가 좋은 선수가 터프샷(Tough Shot)으로 마무리하는 경우 멋진 모습은 나올지 모른다. 그러나 모든 상황을 무시하고 내 팀원들은 내가 쏜 슛의 리바운드만 하고 있는 꼴이 되고 있다면 그건 뭔가가 잘못 되었다는 뜻이다. 

 

네번째로는 피지컬과 개인기다. 요즘은 한국도 예전에 비해 신체조건이 좋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아졌다. 신장도 좋고 점프력과 힘도 좋아졌다. 거기에 더해 클럽농구, 스킬 트레이닝, 유튜브 영상과 같은 농구를 배우기 좋은 환경 덕택에 개인능력도 좋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곳에서 여러 체육관들을 돌아다니며 만나는 수 많은 젊은 농구인들 중에는 신체조건이나 개인기가 한국의 엘리트 선수들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친구들이 꽤 많다. 단순히 길거리 농구를 즐기기에는 신체조건과 개인기가 월등히 뛰어나 그 재능을 취미 수준에서 그치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능력을 보여주는 아이들도 상당수다. 간혹 그들의 수준에 놀라 학교에서 엘리트 선수(Varsity team)로 뛰느냐고 물으면 그냥 취미로 즐기는거라고 대답한다. 

 

마지막은 경기때 사용하는 공(Ball)이다.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농구공이 다 같은 농구공이 아니냐고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르다'이다. 자동차로 예를 들어보면, 6천만원짜리 대형세단 그랜저와 1천만원짜리 경차인 모닝은 다 같은 자동차이지만 만약 이 두 자동차를 운전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할 경우 승차감, 편안함, 속도는 분명 다를것이다. 수 많은 종류의 농구공은 그립감부터 탄력까지 제각각이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일반적으로 가격이 높을수록 퀄러티는 확실히 좋다. 현재 우리나라의 동호회 농구에서는 몰텐(Molten 4500)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최근 15년 동안 동호회에서 사용하던 농구공은 나이키 4005 또는 윌슨 에볼루션에서 시작해 몰텐 GGX7, 몰텐 BG4500 또는 윌슨 EVO 순서로 사용이 되고 있다. 물론, 농구공의 종류는 이 보다 훨씬 더 많고 한 브랜드에서만 출시가 되는 종류만 해도 최소 40종은 넘을것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 수 많은 공을 사용해 왔지만, 지금까지의 공들 중 가장 최고의 공은 단연 '윌슨 에볼루션(Wilson Evolution)'이다. 현재 우리 나라의 길거리 농구나 동호회 농구에서 가장 많이 사용이 되는 공은 몰텐 4500이다. 그러나 캐나다에 와보니 체육관의 동호회 농구는 100% '윌슨 에볼루션'을 사용한다. 어느 픽업게임을 가도 마치 공인구처럼 이 공을 사용한다.

 

농구에 있어 두 나라의 다른점은 분명 존재한다. 어떤 부분은 나와는 잘 맞지 않고 또 어떤 부분은 나와 잘 맞는다. 말 그대로 개인마다 농구하는 스타일에도 차이가 있듯 농구를 즐기는 문화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국적과 문화를 떠나 농구라는 한 스포츠를 통해 기분좋게 땀을 흘리고 즐기며 또한 하나가 되는데에는 국적과 인종은 중요하지 않다.어느나라에 가도 농구공 하나면 모르는 이들과 서스럼없이 어울리는데에도 더 나아가 그들과 친구가 되는데에도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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