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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의 세상을 보는 noon
Franklin은 내슈빌 남서쪽 suburb(교외)에 위치한 도시이다. 한국으로 치자면, 서울 옆 분당같은 수도권 도시인 셈이다. 이 도시는 유색인종 보다는 백인 중산층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인지 도시가 상당히 깨끗하고 조용하며 일부 지역은 한 눈에 봐도 고풍스런 저택들이 모여있기도 하다. 늦은 오전, 아니 거의 점심시간이라고 봐도 무방한 시간. 이 작은 도시의 다운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기대감을 안고 집을 나선다. 날씨는 이보다 더 아름다울수 없을 만큼 화창하다. 다운타운 중심가의 한 교회 옆 도로에 주차를 한다. 딱 봐도 역사가 오래된 전통이 느껴지는 교회 건물이다. 우리는 중심가로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다운타운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비교적 많은 차량들과 점심식사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Publix'. 테네시주에서는 나름 유명한 체인형 마트인듯 하다. Walmart가 미국 전역에 있다면 'Publix'는 남부의 일부 주에만 있는 대형 마트인것 같다. 근처의 한 Asian Fusion 음식점에서 다같이 근사한 식사를 끝내고 같은 근처에 위치해 있는 이 마트에 몇 몇 식료품들을 사러 들어선다. 미국에서 경험하는 많은 것들이 예전의 나의 좋은 기억들을 일깨우듯, 이 마트에 들어서는 순간 역시 오래전 필라델피아에 있을때 종종 가던 'Giant' 마트가 생각이 났다. 마트에 무슨 '향'이 있겠냐마는 나에겐 마트에 들어설때마다 내 코를 자극하는 그 어떤 '향'이 느껴진다. 그건 어떤 야채나 과일 냄새도 아니고 빵 굽는 냄새도 아닌 마트의 모든 상품들에서 배어나오는 향의 집합체일 것이다. 카..
'코비(Kobe)'이제 3살이 된 말티즈 종의 강아지 이름이다. 원래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개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어릴때는 길에서 사이즈가 큰 개를 만나면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다른 길로 돌아가곤 했다. 처음 나를 만난 이 녀석은 내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살짝 탐색전을 갖다가 내가 자신을 해칠것 같지는 않다고 판단했는지 곧 얌전해진다. 사실 코비보다 더 놀랐던건 나였을지 모른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분명 이 녀석과 마주해야 하고 좋든 싫든 이틀간은 이 녀석과 함께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이 녀석과 마주하면 어떤 행동을 해야하나, 어떻게 인사를 건네야 나를 물지 않을까를 계속 고민했다. 코비는 사람을 절대 물지 않는다는 것을 형님을 통해 들었기에 그 부분은 안심이 되었지..
내슈빌의 하늘은 영롱하고 너무나 맑다. 마치 블루빛 에메랄드를 보는 것처럼. 아주 오래전 필라델피아에서 보던 그 하늘처럼 그리고 오클라호마에서 느끼던 그 도시의 풍경처럼, 내슈빌은 나에게 그 곳에서의 옛 기억들을 생각나게 한다. 소중한 물건을 고이 간직해 두었던 상자에서 그것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보듯 그렇게 말이다. 차는 도심을 빠져나와 어느새 교외의 한적한 도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나를 둘러싼 푸른 잔디와 나무들은 내 마음을 차분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참 평화롭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감정이다. -Franklin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아주 오래전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애틀랜타로 운전을 하며 테네시주를 거쳐간 적이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아마도 테네시주 어느 시골 마을에서 주유를 했던듯 하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테네시주에 와본적은 없으니 나에게는 오늘이 첫 테네시주 방문이다. 테네시주 내슈빌. 미국의 뉴욕이나 시카고같은 대도시에 사는 이들은 내슈빌이라는 도시는 시골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광역인구가 180만명이 되며 국제공항까지 갖춘 엄연한 큰 도시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미국의 거의 대부분의 음악과 음반 산업이 이 도시에 밀집해있다. 어느새 비행기는 착륙을 무사히 마치고 승객들이 안전하게 나갈수 있는 준비를 한다. 조금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짐을 내려 비행기를 빠져나간다. 여러 탑승 ..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승무원의 목소리가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나를 안내방송에 집중하게 한다. 비행기는 목적지인 내슈빌 국제공항에 곧 착륙할거라고 한다. 약 1시간 남짓 비행을 했는데, 이제 착륙까지 30분도 채 남지 않았다니 기술이라는 편리함은 수백마일의 거리도 별것 아니게 만드는 굉장함이 있다. 창 밖으로 펼쳐진 솜사탕같은 하얀 구름이 온 하늘에 깔려있다. 그리고 마치 그 위로 비행기가 둥둥 떠가는것 같다. 지구는 분면 넒고 크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작은 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내 머리속을 스쳐간다. 기술의 발전으로 사실상 이제는 지구의 그 어느곳도 가보지 못하는 곳은 거의 없을테니까.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비행을 시작한다. 약 15분 후면 나는 시카고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도시에 도착한다..
내슈빌로 향하는 American Airline 항공기는 커다란 엔진음과 함께 활주로를 달릴 준비를 한다. 지난 4일간의 짧은 시간동안 시카고의 여러곳을 둘러보았으며, 또 이 멋진 도시를 더 깊이 느끼기 위해 관광지 보다는 로컬 지역을 더 많이 돌아다녔다. 지난 4일간 시카고는 나에게 기대와 즐거움을 주었다. 살면서 언제 또 다시 이 도시에 와 볼런지는 사실 기약이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건 이번 시카고 여행이 내겐 처음이 아닌 두번째 만남이었듯 세번째 만남 역시 언젠가 찾아올 거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언젠가'는 반드시 온다고 믿는다. 굉음과 함께 비행기는 서서히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비행기의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이제는 진짜 '시카고'와 작별을 할 시간이다. '시카고', 안녕..